꽃무릇

            

만남을 목적으로 하진 않으리

내 마음 차올라 내뱉지 못한 말들이 나를 가두고

그대 지나는 길에 서성이는 나를

그대는 알기나 하는지     

돌이키려 바라본 하늘은 시린 빛이 되고

아린 마음은 주홍되어 무릇무릇 피어나네

밤새워 머금은 영롱함이 새벽빛에 말라 지워진 것을

그대는 알기나 하는지     

수 많은 별들중에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한다면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행복했다는 먼 행성의 슬픈얘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을

그대는 알기나 하는지     

차마 볼 수 없어 그대 지난 자리에서

그대를 생각하며 스치듯 바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