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4 여의도 광장에서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우리는 그들을 쓸어내린다
차오르는 굴욕과 분노를
함성과 노래의 뭉치로 굴리고 굴리어 바위를 만든다
어떤 이에게는 치 떨리는 기억과 모욕이
절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다시 만난 세계'의 즐거운 외침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에게는 우금치의 횃불을 상기케 하고
어떤 이에게는 형형의 무지개가 되기도 한다.
어떤 독재자가 혁명의 숫자를 붙여 자랑스럽게 부르던 곳에서
어떤 독재자가 밑도끝도 없는 '국풍'을 소리치던 곳에서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악을 쓸어내린다
공간은 시간만큼이나 많은 기억을 담는다.
오욕과 분노의 공간에서 역설적이게도 민주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