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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리 Dec 06. 2024

기발한 표현으로 글쓰기의 품격을 높이고 싶다면...

"하면 된다!"에서 "되면 한다!" 뽑아내기 / ◯◯ 활용 글쓰기

  “자, 평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다들 열심히들 하자구! 파이팅! 하면 된다!”

회의를 마치면서 팀장님이 열정적으로 외쳤다.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란 걸 알기에, 모두 딱 그 분위기에 맞을 정도로만 각자의 리액션을 취하는 중. 그때 옆자리에서 (많으면 3명 정도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되면 한다!”

  그 말을 들은 두세 명은 풉~ 웃음을 터뜨렸고, 나머지는 왜들 웃는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궁금하지도 않은지 각자의 수첩과 펜을 챙기고 있었다. ‘되면 한다’라는 짧지만 강력한 문장을 들은 나는 웃음과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서 누가 이렇게 기발한 말들을 만들어 내는 건지 궁금했는데 바로 옆에서 들었다. 마치 연예인 실물 영접한 느낌이랄까 ㅎㅎㅎ 생활 속에서 직접 대면한 훌륭한 문학적 장치, 창의적 변용이었다. 



하면 된다 ⇒ 되면 한다
'하면 된다'에서 뽑아냈지만 디켄딩 후 마신 '되면 한다'는 완전 다른 맛이었다.


  쭉 뽑아내 오늘의 공기와 맞닿게 디켄딩을 해주면 완전히 맛이 달라지는 와인이 있듯이, ‘하면 된다’와 ‘되면 한다’는 문장은 묘하게 다른 맛을 보여 준다. ‘하면 된다’가 무조건 참고 실천하는 꾸역꾸역한 의지를 강조하는 느낌이라면, ‘되면 한다’는 능력껏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빠른 포기가 답이라는 유들유들한 현실적인 느낌이랄까? 딱 적절한 타이밍에 기발한 멘트임엔 틀림없었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 – 무언가를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욕심나는 창작이라고 생각했다.




초보 작가 여러분! 꾸준한 글생활은 잘 이어 나가고 계시나요? 오늘은 ‘되면 한다’ 라이브로 들은 사연으로 시작해 보았습니다. 일단 제목에 대한 답변부터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발한 표현으로 글쓰기의 품격을 높이고 싶다면

관용어(고사성어 등)를 익히고 이를 활용(변용)해서 글을 써보세요.


예전부터 있던 관용어를 억지로 외우고 기억하고 .... 

하루에 몇 개씩 익히겠다고 다짐했다가 그 새 앞에서 외운 거 다시 잊어버리고..... 

이런 활동은 관용어를 활용한 글쓰기 활동이 아닙니다. 


  우선 어떤 배경이나 스토리 속에서 어떤 세태를 담아내기 위해 해당 관용어가 만들어졌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사성어의 ‘고’는 오래된, 낡은 등을 의미하는 ‘옛 古’ 자가 아닙니다. 고사성어의 ‘故’ 자는 ‘예전의, 그 당시의’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즉 어떤 사건의 원인이나 이유로 인해서 생겨난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표현이면서 그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의미로 보면 은어나 유행어와 견줄 만큼 기가 막히게 현실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 말이 고사성어입니다. 


정리하자면 고사성어는 (만들어진) 당대의 철학과 가치가 함축적으로 담긴 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글을 쓰는 사람이 고사성어에서 취해야 할 것은 익히고 외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고사성어가 만들어진 배경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함축과 비유의 기술을 배워서 지금 현재의 세태를 반영한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관용어를 익히는 목적이 주로 교양이나 상식을 쌓기 위함이었다면 앞으로는 조금 관점을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관용어, 고사성어, 기발한 댓글 등을 접할 때, 그런 말들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활동 자체에 집중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고사성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기발한 표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런 표현은 여러분의 글쓰기의 품격을 높여줄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남은 2024도 꾸준한 글생활 이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고사성어의 키워드는 “오래된 (옛날 옛적에) 말”이 아니라 “시대를 반영한 (기발하고 함축적인) 말”입니다.


기지개 한 번 쭉 켜고, 

숨 한 번 크게 쉬고, 

다시 살아갑시다^^




<Bonus Track>


단계 별 힌트 보고 고사성어 맞추기!


1단계 : 출전은 『맹자』 공손추 편


2단계 : 壟 ◯ (총 2음절의 단어)


3단계 : 2번째 글자는 ‘短’와/과 소리(音) 같음(*뜻은 다름)


4단계 : 작은 언덕에 올라가는 것


5단계 : 국 정 ◯ ◯


6단계 : 이익이나 권리 독점


7단계 : 높은 곳에서 올라가 좌우를 둘러보며 가장 유리한 곳을 차지해 이익을 독점한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8단계 :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팔아 상업상의 이익을 독점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9단계 : 권력에 기생하는 악덕 업자들의 ◯◯을/를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10단계 : ‘joke’와 발음 유사 ㅋㅋㅋ


* 정답은 댓글로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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