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실무에서 디자인 해봤어?

실패만 경험하고 끝난 실무 디자인

by 하루작가

나의 첫 회사는 "의료기기 마케팅" 회사였고, 고용 알선을 통해 시작하게 되었다. 29살에 시작한 첫 사회 생활은 쉽지 않았다. 일은 어떻게 해야 되는건지, 디자이너로서 소통은 어떻게 해야 되는건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 막 일하기 시작한 사람에게 한달만에 인수인계를 파악해서 실수없이 잘 해내기란 어려웠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고 회사가 신입 데려다놓고 일도 알려주지 않고,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면서 불평만 하다가 3개월 다니고 그만두었다. 그때는 이게 내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취업하기 위해서 구직 사이트의 문을 두드렸지만, 3개월 다니고 그만둔 신입사원을 받아줄 회사는 하늘에서 별 따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정말 많이 막막하고 어려웠다.


보통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나처럼 쉽게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 그만두더라도 나름의 설명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 쉽게 그만둔 거 같아 스스로 내 자신을 자책 많이 했다.


두번째 회사는 이제 막 시작해서 직원 수가 5명 이하였던 스타트업이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되서 무급 휴가라는 내 상식을 벗어난 제안에 수치심을 느껴서 거부했다. 그래서 두번째 다닌 회사는 무슨 일을 하는건지 정확하게 모른다.


세번째 회사는 앞의 두 회사와는 다르게 내가 업무에 잘 적응하고, 일도 차근차근 가르쳐주었는데 내가 배신했다. 신입사원에게 들어간 비용을 크게 손해보게 했다. 퇴사하고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못된 생각으로 회사를 입사하고 퇴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것들을 실패한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는걸까? 그저 나는 디자이너로 일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회사에 들어가면 얼마 다녀보지도 못하고 힘들다면서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32살이 되었다.


이렇게 실패한 경험 뿐인데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왜 계속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은건지? 정말로 이번 생은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싶은건지 올해가 가기 전에 찾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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