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껍데기입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사회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 집단“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을 보면 같지 아니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은 쉽지 않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다 보니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 서로 다르다 보면 충돌이 일어나고, 파벌이 일어나고 , 정치가 생긴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한 것에 대하여 고민하고, 걱정하고, 눈치 보며, 감정소모를 하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에 감정을 소모함으로써 에너지가 빠지니 지치고 힘든 삶이 매일매일 반복되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사회생활을 조금 더 잘 살아보기 위해 나는 아침에 집을 나서기 직전에 아주 짧게 나만의 의식을 갖는다. 나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는 시간이다. “나의 잡념과 마이너스적인 감정을 집에 두고 나가자.” 나는 이 현관문을 나가는 순간부터 나는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체면을 걸고 나간다. 즉 나는 껍데기가 되어서 매일 아침 집을 나서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감점을 놓고 나가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대인관계에서 힘든 일이 생기거나 우울한 일이 생기거나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나는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않겠다고 감점에 휘둘러 일을 그르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나의 감정 소모를 원래의 10분의 1 그 이상으로 체감시켜 주는 것이다. 덕분에 나는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보다 객관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보다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며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즉 나는 사회를 잘 살아가고 있다.
나는 또 그렇게 하루하루 껍데기로 잘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