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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Oct 27. 2024

매일 만나는 여행지

  

  카페는 나의 여행지이다.


 일상에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현실적으로 갈 수 없어 향하는 곳이 주변에 즐비한 카페이다.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이지만 카페 문을 여는 순간, 나만의 여행이 시작된다. 마치 여행지 가기 전 공항 게이트에 들어선 것과 같은 설렘을 느끼게 한다.

 여행지에서 대자연을 마주하며 머리에 가득 찬 내 고민이 적게 느껴지는 순간을 기억한다. 업무와 과제에 쫓겨 숨가쁘게 지내온 일상, 노트에 가득찬 투 두 리스트, 한국 가자마자 해결해야할 일들 모두 잊게 한다.     

 카페에 앉으면 그곳의 공간과 분위기, 다양한 오브제들은 마음을 만져준다.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한 날씨, 신선한 공기, 음식, 새로운 이벤트 등을 경험하며 ‘좋다, 좋아’라고 말하며 ‘돌아가면 뭐든 다 할 수 있어! 힘내!’ 하며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는 기억들, 내겐 카페가 그렇다.

 나무로 된 무거운 문을 열면 재즈 스타일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커피를 추출하는 소리와 커피 향이 가득하다. 카페 벽면 책장에 가득한 책들을 마주하는 설레는 마음은 여행에서 느낀 행복함과 같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경험들이 소중하듯 카페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을 통해 힘을 얻는다.

@커피출판사

 남편이 아파 입원 중에도 카페는 내게 여행지와 같은 쉼을 허락해줬다. 웃음기 없는 병동을  벗어나 병원 지하에 있는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를 들이켜면 다시 간호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긴 병원 생활에 나를 염려한 친구들이 "커피로 연명하고 있지?" 안부를 물으며 잠시라도 기분 전환하라고 격려해주며 카페 쿠폰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렇듯 카페는 내게 여행지에서 느끼는 행복이자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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