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색해야만 통하는 진심?
오늘 회사 동기와 점심을 먹다가
그 친구가 이런 말을 꺼냈다.
“내가 계속 좋게 말하니까 만만하게 본 건가?
업무 협조도 부드럽게 요청할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던데
정색하고 화내니까 그제야 움직이더라.”
나도 이런 경험이 많아서 그 말에 크게 공감했다.
좋게 부탁하면 가볍게 넘기고,
표정이 굳어지고 말투가 단단해져야
그제야 태도를 바꾸는 사람들.
왜 세상엔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 행동의 밑바탕에는
대체로 타인을 대하는 감각의 부족이 깔려 있다.
‘눈치 없음’이라고도 하고,
‘상대의 톤과 의미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말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
자극의 강도로만 반응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친절함 = 여유 있음 = 미뤄놓아도 괜찮은 상대’로 해석한다.
그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마음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좋게 말하면 고마운 것이 아니라
“아, 이 정도는 괜찮겠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무조건 화를 내고 정색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방식은 결국 감정도, 관계도 소모시킨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내가 얻은 결론은 이렇다.
첫째, ‘친절하지만 단호한 경계’를 세워야 한다.
부드럽게 말해도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좋게 말하는 것과, 흐물흐물한 태도는 다르다.
“이건 오늘까지 꼭 부탁드립니다.”
“이 부분은 다시 확인해주셔야 합니다.”
이런 문장은 친절하되 분명하다.
둘째,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신호를 줘야 한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정색에 반응하지만
사실 그전에 충분한 경고를 받을 필요가 있다.
표정이 아니라 ‘논리적 설명’으로 말이다.
셋째, 관계의 패턴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부드러운 톤에서 움직이고,
어떤 사람은 명확한 프레임이 있어야 움직인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다가갈 필요는 없다.
결국 중요한 건
내 감정을 소모하지 않는 방식으로
내 기준을 지켜내는 것이다.
좋게 말한다고 약한 것이 아니고,
정색한다고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진짜 지혜는
상대가 아닌 ‘나의 태도’를 기준 삼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