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엄마가 그리워
엄마
장마가 끝나야 한여름이 시작되는 거 아니었나요?
제 경험상 7월 초부터 7월 이십 며칠까지는 주야장천 비가 내리는 장마기간인데 올해는 좀 다른가 봐요.
비도 오지 않는 장마가 한여름 흉내를 내는 데 제법 맵네요.
에어컨 수리 기사님이 드디어 다녀가셨어요.
찬바람이 쌩쌩 나오게 하기 위해 기사님 두 분이서 구슬땀 흘리며 애써주셨는데,
일요일에도 근무를 해 주신 덕분에 저희는 살았어요.
엄마
오늘은 일요일이에요.
주말 근무가 누군가를 살린다는 점에서 엄마의 일은 가치가 매우 높다고 봐요.
엄마에게 일요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엄마랑 주말에 통화를 할 때면 애들은 학교에 다녀왔는지 물어보곤 하셨어요.
주말도 없이 평일만 내내 살아온 엄마의 인생이에요.
엄마
주말에 온전히 쉴 수 있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엄마에게 주말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하루이틀 정도 농작물을 돌보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엄마의 취미를 꼽아보자면 노래 듣기, 노래 부르기.
노래를 참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주현미나 현철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받아 적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나요.
엄마 옆에서 저도 귀를 쫑긋하고 정확한 가사를 들으려고 했고요.
엄마랑 같이 노래방도 한번 가고 싶네요.
아참, 우리 엄마 귀가 안 좋아서 노래방이 힘들 수도 있겠어요.
암튼 노는 건 일절 모르는 우리 엄마.
앞으로 여기저기 모시고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같이 놀고 싶어요.
엄마
우리 캠핑 갈래요?
그러고 보니 엄마는 캠핑을 참 좋아했었어요.
계곡에 수박 하나 넣어놓고 물놀이도 하고 집에서 삶아간 옥수수랑 감자도 먹고요.
그때는 위생 이런 건 잘 모를 때라 차디찬 계곡물에 샤워를 한 수박이 진짜 달콤하고 맛있었어요.
그러면 안 됐지만 고기도 구워 먹고 백숙도 해 먹고요.
엄마랑 단둘이 캠핑을 꿈꿔볼래요. 언니들이랑 같이 가도 좋고요.
시골집 마당에 모닥불 피워놓고 고구마랑 감자 구워 먹으면서 애들 때문에 우리는 집안으로 들락날락해도 엄마는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서 한참 동안 이야기꽃을 피우셨었어요.
자연을 벗 삼아 일터 삼아 친구 삼아 살아온 엄마한테 캠핑이 딱이네요.
제가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계획해 볼게요.
우리 엄마 안 바쁜 날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