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cy the cat 엘렌 심 지음
�일생일대의 고민�
이 책은 중학생 딸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다.
학교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는 웹툰, 만화를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집에 빌려온 것이다.
언니가 빌려온 책은 동생에게 역시 취향저격이었다. 학습과는 거리두기 중인 둘째는 식탁에 앉아 책을 집어 들고 한숨에 읽어 내려간다.
책 읽고 공부하러 카페에 가기로 한 주말 오후 큰 딸이 나에게도 이 책을 내밀었다.
실은 나는 이번주에 있을 독서모임 책도 읽어야 했고 지금 읽고 있는 책만 해도 세권이나 되어 읽고 싶은 책은 따로 있었다. 하지만 딸의 추천책을 모른 척 하기엔 미안함 마음이 들어 훑어라도 보자 싶어 책을 열었다.
그렇게 별 기대 없이 만나게 된 이 책은 꽤나 귀엽고 따뜻했다.
쥐마을에 사는 더거 씨와 아들 지미를 고민에 빠뜨린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더거 씨와 아들 지미, 역시 찍찍이 쥐.
아기고양이 낸시를 누군가가 더거 씨의 집 앞에 유기하고 간 것이다.
추워하는 아이고양이 낸시를 더거씨 가족이 집 안으로 들이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이 엮여있다.
더거씨와 지미는 고민에 빠진다. 지금은 작고 불쌍한, 사랑스러운 아기고양이일 뿐이지만
고양이가 자라 우리 종족 쥐들보다 몇 배나 커지면 우리를 잡아먹을 수도 있겠지?
쥐들의 천적인 고양이를 과연 우리가 키워야 하는 걸까?
그래도 지금은 불쌍하게 버려진 작은 아기 고양이 일뿐인데.
만약 고양이를 키운다고 한다면 마을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분명히 반대할 텐데 뭐라고 설명하지?
많은 고민에 휩싸이다 아이고양이를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우유를 먹이며 정성껏 돌본다.
낸시의 오빠 지미에겐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쥐들만 살고 있는 쥐마을에서 사랑스러운 아기고양이 낸시가 소외감을 느끼진 않을까? 쥐마을 쥐들과는 다른 외모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진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쥐들은 낸시의 다름을 특별함으로 바라보고 낸시를 아껴준다.
고양이 낸시가 많이 자라 오빠 손 잡고 등교하던 첫날, 지미 오빠 손 꼭 붙들고 등교하는 낸시를 향해 쥐마을 친구들은 예쁜 꼬리와 털을 가졌다며 낸시의 외모를 특별하다고 칭찬해 줍니다. 더없이 반겨주며 사랑해 준다.
이 책은 가볍게 읽히는 웹툰이지만 잠시 머물게 하는 대목들이 꽤 자주 등장했다.
나에게도 쥐마을 친구들과 같은 시선이 있다면 좋을 텐데.
아직 성숙지 못한 나이기에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는 마음의 준비 혹은 시간이 조금 필요할 때가 있다. 다른 것을 보면 반사적으로 마음의 셧터가 내려와 조용하지만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을 조금만 열어둬도 괜찮을까? 쥐마을 친구들처럼 다름이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테니까.
곧 눈을 쏟아낼 것 같은 스산한 토요일 푸르스름한 시간.
사랑스러운 낸시를 만나 마음에 사랑이 번졌다.
사소한 행복은 별 뜻 없이 펼친 웹툰북으로부터 시작했다.
당신과 나는 다르지만, 그 다름이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