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급격히 노안이 오기 시작했다.
나에게 올 것이 오는구나!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글귀 중에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인간은 언젠가는 꼭 죽음을 맞이하는 건 불변이 맞다.
그 글귀를 본 이후로 죽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받아들이게 됐다.
그런 와중,
책의 글자가 희미해지고 핸드폰을 잠자고 있는 남편 뒤통수까지 밀며 영상을 보는 나를 발견했다.
씁쓸함보다 이 눈을 어떻게 더 써먹지? 그래서 성격대로 즉시 다초점과 돋보기 여러 개를 맞추고 곳곳에 두고, 나와 함께 같은 세상을 보는 친구가 되었다.
신이 죽음으로 가는 길에 노안을 줬을 때는 인간을 약 올리려고 한건 아닐 테고 왜 눈앞에 있는 것은 안 보이고 멀리 있는 게 잘 보일까?
생각해 봤다.
시급하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 나이쯤 되면 좀 더 멀리 보고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라고, 즉각적 감정의 기복에 힘들어하지 말라고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시급한 문제는 생기더라! 그런데 지나 보면 다 해결하고 살았더라!
그러니 쫌 멀리 봐야 하지 않겠나?
노안을 통해서라도!
강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