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타임슬립이란
개인 혹은 집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현상이다.
요즘엔 주로 드라마, 웹툰, 소설 등 전반에 걸쳐 많이 보이는 소재이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전으로 돌아왔다
하는 식으로 시작한다.
타임슬립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ex. 과거로 간 주인공이 미래의 모든 일을 알고 해결하는 식) 처음 만들었다고 추정되는 작품 중 하나인
“재벌집 막내아들“ 의 경우만 봐도,
과거로 간 주인공이 재벌집의 막내아들에 빙의해
타임슬립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온갖 수혜와 권력을 차지하는 내용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소재가 쏟아져 나오는 현 상황에
엄청난 비판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타임슬립을 활용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또 성공하는 이유는 그만큼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타임슬립을 관련된 소설은 조선시대 한글소설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을 정도로 굉장히 오래됐다.
그러나 이런 류의 작품이 곽광을 받기 시작한 때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말, 일제강점기 등등…
근현대 대한민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때이다.
즉, 현실이 너무 힘들거나
인생의 발전가능성이 희미하게 보일 때 유행한다.
여기까지만 읽었다면,
살기 힘든 것과 타임슬립 작품이 유행하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는 권선징악과 환상소설이
더 많이 유행했으니까.
그러나, 같은 상황임에도
요즘에 타임슬립이 유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의 전반적인 사회 인식과 현재의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조선시대에는 “관직에 진출해 부모와 임금에게 효하고,
이름을 남기는 것”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거기에
“25세에는 취업을 하고,
30세에는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 등,
성과의 때와 관련된 기준을 덧붙이고,
이 나이를 놓쳐 성과를 이룬다면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성과가 아닌 이상,
“만회하기 힘들다.” “인생 낭비했네 ㅉㅉ”
등의 평가를 받고, 또 스스로를 그렇게 평가한다.
요컨대, 현재는 때에 맞는 성과를 얻는 것이 중요시된다.
이게 요즘 타임슬립이 유행하는 이유다.
과거로 가면 때에 맞게 성공하니까
과거로 가면 허튼 데 시간 쓰지 않으니까
과거로 가면 후회할 일을 하지 않으니까
등등,
삶이 윤택해지고, 남들 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정도를 바라는 건 아니라도,
“적어도 지금보단 나으니까”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필자는 과거에 집착하는
현 상황과 사회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그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인가?
시간을 돌린다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과거를 후회하며 사는 것.
어쩌면, 조금의 미련이 있는 것 자체가 그릇된 행동이다.
무조건 성공을 해야겠다면,
차라리 남의 시선과 기준에 맞추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목적지에 나아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성공에 도달하여
만회할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고 전해주고 싶다.
과거의 나를 미워하면,
그 길을 걸어와 서있는
현재의 나도 미워질 것이다.
그렇기에
어둡던 어제를 힘들게 걸어온 나를 격려해 주고,
밝은 내일을 걸어갈 나도 사랑해 주면,
먼 훗날, 역설적이게도
누구보다 성공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사회적인 성공이든, 정신적인 건강함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