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이 써졌어
흔들리고 싶지 않아
깊이 또 깊이 내린 나의 뿌리
비바람을 견디는 방법을 배워
나에게 찾아와 준 많은 가시들
여름의 장마를 닮은 가시
혹독한 비바람을 견디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날의 내 잔상들
그렇게 만들어진 가시는
나를 소개하고 있는가
나를 단절하고 있는가
가시를 쳐 한쪽 바구니에 차곡차곡 모아
찾아올 겨울날 불을 피우는 어딘가에 장작으로 사용하자
나에게 찾아오는 질문들
"이곳에 왜 왔나"
"그 많은 지푸라기는 왜 들고 왔나"
물음표에 찍는 점
"분명 이유가 많았는데, 까먹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