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시 시작하는 마음

그냥 글이 써졌어

by 민창


다시 시작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어.

달콤한 침대의 유혹,
세상을 너무 쉽게 보게 만드는 인스타그램,
쉬고 싶다고 신호를 보내는 내 몸.

이 모든 게, 나에게는 ‘안 해도 되는’ 이유가 되어줬어.


왜 굳이 힘들어야 하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를 왜 해야만 하냐고,
생각을 멈추면 편하다고,
감정을 느끼지 않으면 편하다고
나에게 말해줬어.


어쩌면 나는 예전처럼 이 과정을 그만하고 싶었는지도 몰라.
쌓는 건 참 어려운데,
무너뜨리는 건 한순간이야.
차라리 처음부터 쌓지 않았다면
무너뜨릴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그래도 무너진 잔해를 그러모아 다시 쌓는 이유는
쌓아 본 기억이 있기에,
편안함이 내가 사는 이유가 될 수 없기에,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나는 늘 믿어 왔기 때문이야.


무너지는 짧은 시간보다 쌓는 긴 시간을 사랑하기에.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래서 나는 다시 시작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춘천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