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초브런치 프로젝트 3기에 합류한 지 이틀째다. 말이 이틀 째지 나는 잠도 안 자고 자정이 지난 지금까지 휴대전화를 꼼지락 거리며 못 살게 굴고 있다.
ㅋㅋ 꼴랑 이틀째지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아주 다른 사람이다.
주위를 둘러본다. 겉으로 봐서는 눈치를 채는 이가 아무도 없겠지만, 나는 어제부터 작가님으로 불린다. 전선자작가님 이란다.
어이쿠야. 이게 무슨 일인가.
어찌 된 일인지 단톡방에서 이은경선생님 조차도 3기 동기들을 작가님으로 불러주신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서 브런치에 합격을 해야 비로소 브런치 작가가 되는 거지만, 성격 급하신(?) 은경쌤은 우리를 전원합격 시켜버리셨다. 어차피 모두 다 브런치작가가 될 텐데 미리 호칭정리를 해버리신 기분이다.
이제 나는 작가니까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다. 내가 원하고 누군가 나를 계속 작가로 불러주면 나는 작가가 되면 되는 것이다.
반드시 그리 될 것을 나는 안다.
(속편)
한 남자와 불같은 연애를 했다.
뭐든 결정에 조심스러운 나에게 그는 다른 남자들과 다른 방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지인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나를 '제수씨, 형수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게 참 무서운 거였다. 지금 생각하니 가스라이팅의 일종인 듯.
주변에서 하도 제수씨, 형수님이라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게 되었다. 그 남자가 지금의 애들 아빠가 된 것처럼...
나를 작가님이라고 불러주는 이 상황이 놀랍기도 하고 내심 흐뭇하기도 하다. 한 것도 없이 날로 먹는 기분이 좀 찝찝하니까 매일 주어진 미션과 과제를 열심히 해야겠다. 50일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난 뭐든 되어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