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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차 초보주부의 토르티야 와퍼 만들기

307일 차

by 소곤소곤


나는 코스트코의 회원이다. 요즘 물가가 심상치 않다. 월급은 눈곱만큼씩 오르는데 생활물가는 널뛰기를 한다. 한참 자라나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먹이는 고기조차 듬뿍 먹이기 망설여진다. 살림의 꼼수인 나는 먹거리를 만드는 일은 더 미룰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무한 검색을 하던 중 다짐육으로 만드는 토르티야 와퍼가 눈에 들어왔다. 음... 이 정도는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초초초 초간단 요리여야 비로소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 보는 나다.

나란 인간은 창의력이라고는 찾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가족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은 항상 거기서 거기다. 몇 가지의 할 줄 아는 요리를 돌려가면서 제공한다. 그래서 입 짧은 1호가 빼빼 말랐는지도 모른다. 거기에다가 조미료라고는 거의 쓰지 않아서 맹숭맹숭한 요리이니 외식을 했다 하면 맛있다고 난리도 아니다. 희한하게도 1호와 2호는 롯데리아의 버거는 아무리 입맛이 없더라도 잘 먹는 편이다. 그 커다란 버거를 남기는 법이라고는 없다. 솔직히 버거값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토르티야 와퍼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누군가의 레시피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초간단의 메뉴를 공개해 볼까 한다. (아마도 더 쉬운 레시피가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더 맛있는 레시피가 있다면 참고만 할게요~^^) 일단 코스트코에 가야 한다. 코스트코는 미국계의 마트인데 우리나라에서 너무 인기가 많다. 웬만해서는 동네 마트를 이용하곤 했는데 코스트코는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것은 가성비가 꽤 좋은 편이다. 두 번이나 매진되어 못 샀던 다짐육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픈런을 해서 소고기 다짐육을 사 왔다. 엄청난 양으로 혹여 다 못 먹을 까봐 구매를 망설였는데 네 가족이 고기를 금세 먹어치웠다. 일단 소고기 다짐육을 사고 통밀 또띠야를 산다.


오늘 아침에 만들어 먹은 초초초 초간단 레시피를 공개한다.

1 일단 통밀 토르티야 한 장을 펼쳐 놓는다.

2 소고기를 적당한 볼에 넣고 가는소금과 후추로 양념한다. 이렇게만 해도 되는데 간장을 살짝 넣는다. 그러면 구울 때 간장이 살짝 타면서 더 맛있어진다.

3 토르티야를 기름 없는 팬에 살짝 굽는다.

4 만들어 놓은 2를 얇게 편 채로 중불에서 구워낸다. 고기의 두께가 얇을수록 금방 익는다.

5 토르티야 위에 구워놓은 4의 고기를 올린다.

6 소스는 케첩 : 마요네즈 : 돈가스소스를 1:1:1로 섞는다. 밥숟갈로 대강 떠서 펼친다.

7 체다 슬라이드 치즈 한 장을 올린다.

8 상추 서 너 장을 올린다. 다른 채소도 있으면 올린다.

9 토르티야를 반달 모양으로 접고, 먹기 좋게 반절 커팅해 준다.


이렇게 초간단 요리는 아침에 해 먹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물론 다음에 먹을 것은 냉동실에 준비된 상태다. 다음에는 구워 먹기만 하면 된다. 집안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기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매 끼마다 잡채같이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를 한다면 말이다. 초초초 초간단 레시피를 너무 사랑한다. 시간도 절약되고 영양 가득한 요리의 정보를 많이 알고 싶다.

갑자기 생각난다. 좋은 남편감의 조건에 대한 우스갯소리를 알고 있다. 결혼하기 전에 들은 얘기다. 남편감을 고르는데 많은 조건이 있었는데 그중 단연 의견의 불일치가 적었던 부분이 있다. 바로 '미각을 잃은 남자'였다. 나같이 요리를 못하는 여자랑 같이 살아도 잘 먹어 줄 수 있는 남자. 웃프지만 아직도 좋은 남편감이라는데 동의한다. 이렇게 오늘도 가족들의 한 끼를 해결했다.


저녁에는 뭘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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