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즐겨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의 제목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다. 이제 겨우 4회가 마무리되었다. 드라마 제목 한 번 길다. 짧게는 김 부장이야기라고 부르더라. 애순이의 이야기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로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면, 김 부장의 이야기는 아빠에 대한 이야기다. 주말에 10시 넘어서 시작하는 드라마이지만 놓칠 수는 없다.
정말이지 우리가 꼰대라고 부르는 아저씨의 전형적인 모습을 너무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정말 저런 아저씨가 실제로 존재할 것 같다. 얽히고설킨 이야기 속 주인공의 말이 가슴에 박힐 때가 있다. 서울에 집 있고, 서울에 아이 대학을 보냈고,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주인공인 김 부장의 삶이 부러워서 하는 말은 아니다. 굳이 서울의 자가가 아니더라도 결혼하여 노동의 대가로 집을 마련하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평생을 전업주부로 지내며 가족을 돌본 엄마가 대단했다. 그런 엄마가 편안히 집안을 돌 볼 수 있었던 기틀에는 아빠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드라마 속의 김 부장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아빠들이 밖에서 얼마나 많은 생채기를 당하며 일을 할까 마음이 아팠다. 상사들의 잔소리와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힘들었을까. 직장에서 직급을 달았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감이 많고 유지하기 힘든 위치로 올라간다는 거다. 그 또한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20대에는 참 쉽게도 직장을 그만둔다. 잃을 것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다 보면 어깨는 점점 무거워진다. 맞벌이라고 해서 결코 어깨가 가벼울리는 없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챙겨야 할 것들이 더 늘어나더라. 아래로는 챙겨야 할 가족과 위로는 점점 늙어가시는 부모님까지. 잃을 것이 많을수록 입도 무거워진다. 다들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서 출근한다고 하지 않나. 가슴에 품었을 뿐 막상 꺼내지를 못한다. 나의 아버지의 모습과 나 편의 모습이 겹쳐지더니 눈물이 쏟아지더라.
결혼하기 전에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부모의 무게라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지.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세종대왕보다 우리네 엄마들을 더 존경하게 되었다. 나는 여자 아지 엄마이다 보니. 전업주부 일 때는 남편에게 투정도 많이 부렸다. 도대체가 퇴근도 없는 엄마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다시 출근하는 나는 가장의 무게를 뼈저리게 느낀다. 아프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이 힐링이 되는 것인지, 더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는 모르겠다. 인생은 언제나 감사하게 살아야 하는 건가 보다. 아빠의 부던한 노력으로 나는 잘 자라나서 가정을 꾸렸다. 나와 남편의 성실함으로 우리 아이들은 잘 자라나고 있다. 계속 이렇게 살아가는 거겠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대단하다. 오늘도 그 하루를 힘차게 살아내고 아이들의 웃음으로 피로를 씻어내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며 오늘도 하루를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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