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검은별 Dec 11. 2024

나는 작도할 터이니,
너는 클레이를 썰거라

공부와 육아 사이

완벽을 포기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루게 된다. lean in _셰릴 샌드버그 


턱없이 부족한 공부량에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그러다 예기치 않게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으로 뛰어가며 하루를 보내야 하고, 

약속이나 한 듯 한 명이 아프면 어김없이 곧이어 다른 아이가 아프다. 

이미 예정된 방학이지만, 추위 더위와 함께라 그런지 그 기간은 더 더 길게만 느껴진다.


불쑥불쑥 변화무쌍한 나날의 연속.

'인생은 준비를 위한 시간은 없다' 하더니 정말 매일매일이 실전이구나. 


엄마로서 감당해야 할 시간들이 늘어나면, 나의 계획은 그저 한낮 달콤한 꿈에 불과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 시간을 피할 수 없다. 결국 다 받아 들어야 한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니? 네가 선택한 거잖아.'

누굴 원망하는지. 온갖 잡다한 생각에 하루에 몇 번씩 속상한 마음이 올라온다. 


내가 온전히 육아에 전념한들 과연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까?' 

아이들 없는 신혼이었다면 그래서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아 온전히 공부시간으로 채운다 한들 이 시험을 한 번에 턱 붙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니 죄책감, 조급함, 원망이 누그러 진다.

골치 아프고 속 시끄러우니 차라리 내 마음, 내 욕심을 내려놓자 다짐한다.


그래, 받아들이자! @pixabay.com_Saydung89,




'나의 성장을 위해 바라던 시간만큼, 

매일 자라나는 아이들의 시간도 헛되이 흘러서는 안 되겠지.'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까에 더 고민하는 게 맞겠지.

조급함을 내려놓고 천천히 가는 법을 배우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때로는 여기저기 빈틈이 생기더라도 그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


그래, 엄마는 작도를 할 터이니 너는 클레이를 썰거라! 


나는 책상 뒤로 아이들에게 클레이를 던져 주었다. 한 번에 주면 섞어서 똥으로 만들어 버리니 조금씩.

어떤 날은 을 수북이 쌓아 두고, '자 그림만 봐도 되니까 쭉 봐~!'

또 어떤 날은 물감을 준비한다. 스케치북은 금방 채우니까 롤 전지로 푹 푹 찢어 계속 줬다.


물론 이렇게 준비하고 공부하려고 엉덩이를 붙이고자 하면, 

어김없이 '엄마!'' 엄마! 이게 안돼!' 하고 여러 번 호출을 한다. 

알고 있다. 나의 몰입은 애초에 꿈꿀 수 없다는 걸.


'제발, 엄마 좀 부르지 말라고'


같이 놀아 주며 상황정리를 하는 것이 아니니, 온 집안 여기저기에 덕지덕지 흔적을 참으로 많이 남겨 뒀다. 후 폭풍처럼 밀려오는 뒷정리에 또 한숨과 절규. (남편은 뻔히 보이는 이 난장판에 왜 또 물감과 클레이를 줬냐며 핀잔이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1시간 정도는 나에게 시간을 내어주니 고마웠다.

점점 다가오는 시험 날짜에 애타는 나의 마음을, 그래도 오늘 조금은 공부를 붙들고 있었다는 안도감으로 위로했다.


나 정말 공부하고 있는 거 맞나? 그리고 애들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을까? 


나의 등 뒤에서 신나게 놀았구나!  
책상을  둘 곳 없어 아이들 놀이방에서 더부살이 


갑자기 내 책상 위 스탠드를 가져가 자기 책상에 올려둔다. 그래.. 뭐 그래 뭔가 있어 보니이? 

공부하려고 하니 샤프가 없다. 아, 그것도 마음에 들었구나. 

그럼 그렇지 또 누가 내 도면에 낙서를 했다. 얘들아, 왜 멀쩡한 종이 두고 그러니.

그리고 생글생글 웃으며 사진을 찍어달란다. 


그래.. 이렇게 우당탕탕 우리의 시간이 채워지는구나. 




현실 엄마의 별거 아닌 팁 3. 과년도 정리


건축사 시험의 특성상 제도와 시험문제의 답이 여러 대안이 나올 수 있어서 답안이 공개되지 않죠.

(그래서 많은 불합리함이 논의되고 있지만, 26년 이후에 응시 자격조건과, 시험방법이 바뀐다 하니 지켜봐야겠습니다.)

시험공부 초반에는 시간도 부족하여 학원의 답안을 선택해서 나와 풀이 방법 비교하며 공부했어요.


하지만 여러 번 떨어지나니, 공부 방법을 달리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두 개 이상의 학원 답압을 비교해 가며 다르게도 풀 수도 있겠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안에 지문을 적어 어떻게 적용했는지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게 제일 도움이 되었어요.

( 요즘은 패드로 다 적어가며 하지만 전 아직 손으로 종이에 적는 게 공부가 되더라고요.) 


블로그나 카페에 요점 정리나 과년도 분석표를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어 자료를 받아 봤지만, 결국 남이 공부한 거잖아요. 저는 제 손으로 해 봐야 이해가 되었어요. 

한 세트로 붙여서 정리  / 자주 틀리는 부분들은 포스트잍으로 정리 / 조건에 따라 7개년 이상 분류
답안 위에다 지문을 적어 보며 확인  / 문제 위에 주요 키워드와 관련 법규 체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