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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딸 향한 편지

나는네가너무좋아

by 세인트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

'딸', 특히 첫째가 아닌 두번째이자 막내인 딸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주하는 못생긴 그 얼굴도,

태연하게 '뽕'하고 뀌는 방구소리도,

야채 싫다며 골라내는 모습도,

너저분한 책상과 머리카락 천지 방바닥도,

귀여움으로 버무러진다.

밖에 있어도 자꾸 생각난다.


사랑하는 딸에게 편지를 써본다.







밝은 곳에서 살아가렴.

밝은 곳에서 밝은 옷을 입으렴.


나를 사랑하고, 남을 둘러보렴.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남이 가진 것에 욕심내지 말으렴.


많은 곳을 여행하렴.

한 곳에서 한 사람의 말만 듣지말고,

여러 곳에서 여러 사람의 말을 들으렴.


편한 것을 경계하렴.

매일 5분이라도 불편한 것을 꾸준히 실천하렴.

한번에 갖지말고,

천천히 꾸준한 것을 좇으렴.


만나면 즐거운 사람보다

만나지 않아도 위안이 되는 사람을 만나렴.


자유롭게 살으렴.

스스로 자유를 누릴 정도의 경제력은 갖추렴.


가족에게 얽매이지 말으렴.

돌아올 곳이 있다는 안식처로 생각해준다면

충분하단다.

우리에게 '딸'로서 와 준 것 만으로도 축복이단다.

사랑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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