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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Dec 16. 2024

매일매일 새로워지는 1가지 방법

내가 책을 읽는 이유

결혼을 하고 회사를 그만두며 자연스레 전업주부가 되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24시간을 끌어안고 돌보며 지냈는데 아이가 점차 자라 기관에 다니면서 내게도 조금은 여유시간이 생겼다. 그 짤막한 시간에 나는 줄곧 책을 읽었다. 돈 들이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였다. 처음엔 서점에서 구입해 읽다가 완독 하는 시간이 빨라질수록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적 호기심을 일으키고 마음을 달래주고 충만하게 하는 책들이 거기에 다 있었다. 읽고 싶었던 책을 대출하러 갈 때는 마음이 설레고 기뻤다. 금방 읽어버릴까 봐 한 장, 두 장 아껴 읽은 책들도 있었다. 책과 커피 한 잔이 있으면 그 어느 것도 부럽지 않은, 행복으로 가득한 천국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특별한 목적을 두고 독서를 한 건 아니지만 자기 계발의 욕구, 성장하고 싶은 마음, 순수한 지적 호기심 정도가 동기가 되어 꾸준히 책을 읽었다.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작가의 전작을 찾아 읽기도 하고 그의 신간이 나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주기적으로 저자의 이름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본다. 신간이 나왔다면 무조건 읽고 본다. 



책의 마지막장에 있는 참고도서나 책날개에 있는 책 광고를 읽으며 끌리는 책이 있으면 찾아 읽는다. 물론 책 본문에 작가가 언급한 책도 나오는데 읽어야 할 책 목록에 두고 차례로 읽어 보기도 한다. 한 권의 책을 만났는데 그 책이 내게 또 다른 책을 소개해준다. 그렇게 체인처럼 이어진 책을 한 권씩 읽다 보면 나만의 취향이라는 것도 생긴다. 소설 분야에서 좋아하는 작가, 자녀교육 분야에서 좋아하는 작가, 인문분야에서 좋아하는 작가처럼 말이다.



취미로 읽는 독서지만 편독은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주제의 책들도 성큼 읽어보기도 한다. 이를테면 과학, 경제경영 분야가 그렇다. 



책을 쌓아두고 읽으니 누군가 이렇게 묻기도 한다. 그 책 내용을 다 기억하느냐고 말이다. 그럴 리가. 입력과 출력이 완벽한 컴퓨터도 아닌데 어찌 다 기억하겠는가. 우두커니 앉아 책을 읽으면 겉보기에 굉장히 고요하고 차분해 보이겠지만 그 내부에서는 돌개바람이 일어난다. 내부에서 사고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며 책에 담긴 내용과 기존의 생각들이 분열되고 새롭게 합성된다. 생각하는 틀, 사고방식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그래서 나는 책을 좋아한다. 나의 굳은 인습과 신념, 때 묻은 낡은 가치를 일거에 깨트려버리는. 그래서 “책은 도끼”라던 책제목은 정말이지 불멸의 카피라고 생각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고 인공지능도 스스로 학습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멀쩡한 스마트폰조차 구형을 버리고 신형을 구입하는 것도 폰이 낡아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기술이 조금씩 개선되고 진보하기 때문이 아닌가. 

책을 읽는다는 건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게다가 돈도 들지 않는다. 우리 주변엔 도서관이 많이 있으니까. 



밥 먹고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두꺼운 철학책을 굳이 시간 들여 읽는 이유도 결국 생각의 지평을 넓히기 위함이다.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사고의 수준과 깊이가 한 차원 달라진다. 

책을 읽으면 내면의 혁명이 일어나고 사고의 전환이 일어난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읽기 전과 후 사람이 달라진다고 하지 않는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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