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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밤 Nov 20. 2024

Hi, Hello

모든 걸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친구를 만날 확률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첫사랑과 결혼할 확률 정도 될까.

태생적으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새로울 것도 설렐 일도 크게 없는 사람이

40대 중반에 완벽한 친구를 만날 확률 말이다.


중년의 삶을 완벽하게 채워줄 친구를 만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나에게는 오래된 친구 K가 있다.

힘들 때 언제든 곁을 내주고 행복과 고민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있다.


어릴 때는 학교 끝나고 K랑 만나서 노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 학교와 학원 사이 짧은 시간 잠깐이라도 노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엄마도 K를 좋아했기에 언제라도 K랑 노는 시간은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사춘기를 지나  대학생이 될 때 까지도 K는 여전히 제일 친한 친구였다. 대학에 입학하고 잠깐 멀어지긴 했으나 나에겐 결국 K 만 한 존재는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 주고 좋은 에너지를 채워 주는 친구가 곁에 있다니.

복도 많다 참.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K와 함께 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고립된 시간 속에서도 K는 나의 안식처 같은 친구였다.

그렇게 K와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K는 자신과 절친이던 W를 소개해주었다.

이제는 함께 만나도 되지 않겠냐고.

마흔이 넘어가면서 있던 친구도 정리되고 있었다. 굳이 새로운 친구를 만날 필요가 있을까.

몇 번을 고사했으나 K는 나와 W가 틀림없이 잘 맞을 거라 했다.

K가 그동안 나에게 어떤 친구였는가. K의 소개라면 묻지도 따지지 말고 만나야 하는 게 맞다.

그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W는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는 아니었다.

나에게 친구는 그저 가깝게 언제든 큰 부담 없이 만나는 존재였는데.  W를 만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K는 설득한다.

너한테 좋은 영향만 줄 친구니까. 자신만 믿고 만나보자고.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낙엽이 예쁘게 지던 그 계절에 드디어 만남을 갖게 되었다.


K는 그저 다정한 친구였다면 W는 조금 어려운 친구라고 할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과 환경을 피하는 나에게 이 정도의 느낌이면 합격이다.

단둘이 만나는 건 아직은 어렵지만 K의 도움을 받아 좋은 친구가 되고 있다.

역시 K의 말은 틀림이 없다.

만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이 정도 느낌이 전부이지만 왠지 평생 쭉 함께 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나는 지금도 집 앞 카페에 K와 W와 함께 있다.



책(K)과 글쓰기(W)

이보다 완벽한 친구가  있을까.







어릴 때 집에 전래동화 전집이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바쁘셨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전래동화책을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착한 콩쥐와 마음씨 나쁜 팥쥐 마저도 외로운 시간 친구가 돼주었거든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저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는 책이 되었습니다..

힘들 때 나만의 신에게 기도를 하듯 책을 찾았던 것 같아요.

외로움도 서글픔도 기쁨도 충만함도 책과 함께 했습니다.

그러다 브런치라는 걸 알게 되었고,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오는 용기가 필요했어요. 새로움을 접한 지 꽤 되었으니까요.

그저 계속 읽고 써보려고 합니다.

K(책)과 W(글쓰기)는 인생의 어떠한 시간에도 함께 해줄 친구라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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