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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러버 Oct 25. 2024

외로움이라는 바다 위에 '음악'이라는 배

  나의 외로움은 그냥 고인 물인 줄 알았는데 자꾸 커지고 커져서 결국 바다가 되었다. 그 바다는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어서 언젠가 그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거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 바다에 빠질 때면 항상 '인생의 본질은 외로운 거야'라고 혼잣말로 되뇌지만 계속 그 바다에 머물고 있다. 끝이 없고 빠질까 봐 무섭고 빠지면 더 깊은 곳으로 가는 곳, 벗어날 수 없는 외로움이라는 바다는 나의 삶 한가운데에 있다.

  그 바닷속에서 죽고 싶지는 않기에, 생존을 위해 타야 하는 배가 있다. 근데 그 배는 언제나 음악이었다. 음악이라는 배는 외로움이라는 바다에 빠질 때마다 항상 나에게 찾아온다.  바닷속에서 나를 건져주고 추워진 마음을 감싸주는 음악은 내가 사는 이유가 되어버렸고 내가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음악은 아름다움과 즐거움과 공감을 지닌 신비로운 것이었지만 항상 음악과 나 사이에 거리감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음악을 너무 신비롭게 느꼈고 신비롭다고 생각해서 음악이 완전히 내 인생과 어울린다고는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신비로운 음악이 나의 인생으로 들어온 것은 선율이 아니라 가사였다. 나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가사들이 담긴 음악을 찾고 듣게 된 순간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다.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나의 존재는 인정받지 못한다. 근데 어떨 때는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짓밟힌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건 가사였다. 나와 비슷한 생각과 아픔, 감정이 담긴 가사는
나의 목소리가 되어준다. 타인이 나와 비슷한 아픔이 있다는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가 된다. 그리고 나의 아픔을 함께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존재라는 건 존재하는 본질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존재가 다른 것과 상호작용할 때 존재하는 실존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내 인생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건 음악이라는 매개체밖에 없기에 나는 내가 존재함을, 실존함을 음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사회에 살아가면서 나는 껍데기 같은 삶을 산다. 나의 속마음은 더 숨기고 사회의 탈을 무겁게 쓰고 살기에 사회기관에서 하는 나의 행동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억지로 하는 것이기에 매일매일 상실감과 외로움만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조차도 찾을 수 없고 이미 잃어버린 나 자신을 불러주고 찾아주는 게 음악이다. 외로움에 바닷속에 빠졌을 때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나는 나를 더 끌어내려 그 바다에 더 잠기게 만들 뿐인데 음악이 유일하게 나를 그 바다에서 건져내 준다.


  

 나는 언제나 외로움이라는 바다에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언제 빠질지 모르는 바다가 너무 두렵지만 나의 인생을 담은 가사를 통해 나는 그 바다에서 생존할 수 있기에 내가 또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릴 거지만 음악이 함께할 거기에 조금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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