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친 뒤, 독서 스팟의 조명을 켜는 시간. 고요하고 따뜻한 보상의 시간이다. 온전히 읽고 쓰기 위한 나만의 공간이 열린다. 은은한 불빛 아래 차분히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굳이' 갖는 것이다. 누구와 함께 살건 그때만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작은 공간이라도 독서 스팟 하나쯤 만들어보면 어떨까. 자기만의 (책)방, 이유미
이 책을 읽고, 나의 독서 스팟을 만들어달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넓은 집, 외제차는 못 사줘도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하라고 시원하게 말해주는 남편. 쇼핑할 줄 모르는 아내 덕에 아내와 두 딸의 옷, 각종 생필품까지 척척 대령하는 남편. 독서 스팟이라는 말에 갸우뚱하기에 편한 1인용 소파와 빛 좋은 스탠드 지령을 내린다. 그다음부터는 쇼핑박사님께서 최저가로 내 마음에 쏙 드는 것들을 픽픽. 안락하고 편안한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아이들도 호시탐탐 노리는. 그래도 거기는 엄마 자리야 하고 못을 박는다.
분가한 지 2년여 만에 다시 합가를 했다. 시어머니와 함께 하는 생활에서 나만의 공간을 둘 곳이 없다. 거실에 1인용 소파와 내 책장을 두기는 했지만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마.음.편.히. 이용할 수가 없다.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침대로 꽉 찬 우리 방에 아이의 놀이 서랍장을 치우고 작은 책상을 하나 두기로 한다. 50X75. 아주 작고 소중한 나의 공간.
하얗고 심플한 책상, 남편이 고른 스탠드도 마음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다이어리를 쓰고, 성경과 책을 읽는다.
태블릿과 블루투스 키보드로 글도 쓴다.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도 놓아본다.
내 공간이 생기니 침대에 누워 흘려보내는 시간이 확실히 줄었다.
둘째가 만들어 온 크리스마스 카드와 당 떨어질 때 먹으라는 젤리도 책상 위 선반에 놓아본다.
책상살 때 둘째가 고른 앙증맞은 선인장 3 총사도 나와 함께 해준다.
50X75
오늘은 여기서 슬초3기 한밤의 글쓰기 작문회-송년의 밤도 즐기며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