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프리다이빙과 닮았을까.
1-쉬다
1) 음식 따위가 상하여 맛이 시금하게 변하다.
2) 목청에 탈이 나서 목소리가 거칠고 맑지 않게 되다.
3) 피로를 불려고 몸을 편안히 두다.
4) 입이나 코로 공기를 들이마셨다 내보냈다 하다.
5) 피륙의 빛깔을 곱게 하기 위해 뜨물에 담가 두다.
2-싶다
1) 일이 어떠하거나 어찌 될 가능성이 꽤 큰 것으로 추측됨을 나타내는 말.
2) 어떤 일을 하기를 바라는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는 말.
3) 확신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러하리라 생각함을 나타내는 말.
4) 어느 정도 의문을 가지고 있거나 그렇게 될까 걱정하거나 두려워함을 나타내는 말.
5) 그렇게 되거나 그러하였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정적으로 나타내는 말.
---------------------------------------------------------------------------------------------------------------
몸속 산소의 30%는 두뇌에서 소모한다. 때문에 물속에서 그 어떠한 생각도 하지 말라고 배웠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은 몸을 긴장시키고 산소를 사용한다. 다음 다이브는 생각도 빼야겠지. 수면에 도착하면 빠르게 숨을 뱉고 한 번에 많은 숨을 마시고 3초 동안 참는다. 이론으로 배운 회복하는 호흡이다. 한동안 숨을 참다가 빠르게 호흡하고 싶은(2-2) 와중에도 호흡을 참아야 한다. 이마저도 삶과 닮아 있는 듯하다. 회복 중에 숨을 3초 동안 참는 이유는 몸속 깊숙하게 산소가 공급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고 싶은 대로 곧장 할 수 없는 것은 삶과 닮았다. 때로는 참을 줄도 알아야지. 절제된 호흡과 삶에 대한 생각을 뱉으며 다음 다이브를 준비했다. 생각하지 말자. 두뇌에게 산소를 빼앗기지 말자. 부정적인 생각하지 말자. 다이브. 물속으로 내려가며 힘을 빼고 그 어떠한 생각도 그만뒀다. 느리게 움직이며 주변 어떠한 자극도 천천히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쉽게 화가 나던 일상에서의 모습과 달리 수용적이고 느긋한 내가 되었다.
그래, 괜찮아. 편하게 쉬자. 3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점점 더디게 갔다. 부정적인 마음과 걱정을 걷어낸 다이브는 날 살면서 한 번도 겪지 못한 편안함에 이르게 했다. 이 편안함과 함께 시간이 멈췄으면 한다. 하지만 시간을 붙잡을 방법은 없다. 3분 정도가 지나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천천히 올라왔다. 회복 호흡. 아임 오케이. 다음진도를 나가도 되겠다는 강사님 말에 온몸에 산소가 도는 듯했다.
유난히 길었던 하루를 끝내고 침대로 다이빙하듯 몸을 뉘었다. 눈을 감고 베개에 기대어 쉬었다. 오늘 배웠던 호흡과 다이빙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편히 쉬려고 노력했다. 온몸에 힘을 빼고 축 늘어져 호흡하기 시작했다. 힘을 빼자. 쉬자. 그러다 수영장에서 그만둔 생각을 다시 했다. 그래서 프리다이빙은 삶과 닮았을까. 물속에서의 내 모습이 일상과 반대의 모습이라 좋았다면, 삶도 다이빙처럼 살면 어떨까. 수용적이고 느긋한 내가 되지 않을까. 주변사람도, 내 마음도 편해지지 않을까.
뒤로 물러설 줄 모르고
게가 납작하게 엎드린 것은
살아남고 싶다는 뜻이다.
삶 - 안도현
살아남고 싶은 게가 납작하게 엎드려 가만히 있듯이, 어쩌면 잘 살아남는 방법은 숨을 고르고 생각과 마음을 비우는 일 일지도 모른다. 삶도 다이빙처럼 잘 쉬어볼까 싶다. 본업과 취미에 적정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불필요한 힘을 의식적으로 덜어내기.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하며 버티기, 긍정적인 태도로 천천히 받아들이기. 최선을 다해 회복하고 괜찮아지기. 이 모든 것을 해내며 자주 행복하기. 그래, 다이빙처럼 쉬어가며 살자. 숨을 내쉬고 생각을 쉬자.
창으로 드나드는 바람이 선선하게 느껴지는 밤, 이번 가을에는 잘 쉬어 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