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언니

사랑스러운 인연

by 뿌뿌리

prologue.

연예인의 연예인이라는 말이 있던가

그럼 나는 이렇게 부르고 싶다

언니의 언니


한 게이 유튜버가 개인 채널에서 얘기한 적이 있다

받는 쪽을 게이들 사이에선 언니라고 하고 언니면 끝이라고 말이다

개인 유튜버의 이 발언이 일상에서 언니라는 호칭을 쓰는 내가 듣기엔 불쾌하게 여겨졌고 그 게이한테는 좋지 못한 이미지를 받았다


언니의 언니

그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들의 우정과 깊은 사랑을 서술하고 싶다



episode 1. 불의 꽃

벚꽃이 만개하여 모든 길가에 꽃잎이 기분 좋게 흩날렸다. 시은은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을 하나 꺼내어 입에 물었다. 시은의 연갈색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며 그녀의 향도 바람을 따라갔다.


채아의 붉은 머리칼이 벚꽃잎들 속에서 홀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녀가 뒤돌아 보자 시은은 자기도 모르게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을 때 시은은 채아에게 먼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채아는 돌아서서 걸어가는 시은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동건이 기다리는 도서관으로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동건!’

‘채아 누나 1분 지각이요.’

‘그 정도는 봐주라 땀나게 뛰어왔다고.’

채아는 눈썹을 찡긋 올렸다가 동건에게 말했다.

‘오다가 치명적인 고양이한테 발이 묶였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오는데 예쁜 애가 지나가더라.’

채아의 얘기에 여자친구와 메신저 중인지 통 관심이 없어 보이는 동건은 채아에게 멱살이 잡혀 듣는 척하며 핸드폰을 놓질 않았다.

‘어휴 내가 널 보자고 도서관까지 뛰어 오다니’

동건의 낄낄 거리는 소리에 헛웃음을 지은 채아는 바닐라향의 시은이 궁금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pisode 2.

시은은 두 번째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양과목 교수로 온 그녀는 담배를 끊기 위해 입안에 사탕을 무는 버릇을 들이고 있었다. 단발이었던 머리를 숏컷으로 예쁘게 자른 그녀는 35살이라기엔 젊어 보였으나 그녀의 깊은 눈동자는 그녀의 나이보다 더 성숙해 보였다.

다음 주 현장 체험학습 때 이동수단을 조교와 이야기하고 있다가 지난 일주일 전에 캠퍼스 내에서 봤던 붉은 머리의 채아를 발견했다. 그녀는 남학생과 말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시은의 눈에 채아는 작은 불꽃같았다.

‘신기한 우연이다’

시은이 예쁘게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고 대화를 마무리한 후 교탁에 서며 수업을 알렸다.

‘이번 수업을 담달하게 된 김이시은이라고 합니다. 학생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시은의 말에 조금 더 부드러운 공기가 강의실을 덥는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