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에서의 그날, 나는 단순히 여행지의 한 장면 속에 머물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했던 휴식의 순간 속에서, 나는 우연히 마주한 소수민족 공연단의 춤과 노래에 이끌려 그들 사이에 서 있었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그들은 나를 환영의 미소로 맞아주었고, 그 순간 나는 단순히 관람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용기가 필요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문화와 언어 속으로 한 걸음 내딛는 데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내민 손길과 따뜻한 웃음은 용기의 부족을 상쇄시키기에 충분했다. 춤을 어설프게 따라 하며 어색한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던 그 짧은 순간들. 비록 언어는 달랐지만,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와 마음이 모든 것을 연결했다.
그날의 장면은 단지 여행의 한 부분이 아니라, 내 삶의 중요한 조각으로 남아 있다. 추억은 그저 기억의 저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행동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어쩌면 매 순간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지만, 이를 붙잡기 위해서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들의 춤에 참여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웃음을 나누던 그날. 나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그들과 소통하며 같은 순간을 공유했다. 이런 순간들이야말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진정한 추억이 아닐까.
추억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 없이는 잊지 못할 기억도, 다시 떠오를 따뜻함도 만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