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고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친구는 저를 보더니 ”대학생 같아 보여“라고 말했습니다.
며칠 뒤, 다른 친구를 만났더니
“이제 직장인 다 됐네”라고 하더군요.
또 다른 날, 또 다른 친구는
“너 예술가 같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매번 같은 옷을 입고 나갔습니다.
친구들은 왜 저를 다르게 본 걸까요?
바로, 그들의 관점이 달랐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나는 어떤 존재일까요?
만약 제가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산다고 해도,
타인의 눈에는 여전히 다른 모습으로 비칠 겁니다.
결국, 관계마다 수많은 ‘나’가 존재합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볼 때
“어떤 사람이겠지”라고 판단을 하죠.
이 판단 역시 제 경험으로 쌓은 관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자아)을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렇다면, 이 시선이 정말 진정한 세상을 보고 있는 걸까요?
자아의 필터를 벗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이것이 바로 불교와 서양철학에서 말하는 공, 무아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