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기는 참 길었습니다.. 아내의..
얼마 전 아내가 심한 감기에 결렸습니다.
이번 감기는 정말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아내의 별명은 ‘언브레이커블’이었습니다.
열차 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쳐도
혼자서만 멀쩡했던 브루스 윌리스처럼..
제 아내도 그랬습니다.
우리의 연애시절..
면역력이 다소 취약했던 나는
매년 한 두 번은 심한 감기몸살로
앓아눕기를 마치 연례행사처럼 반복했지만,
그 오랜 연애 기간 동안 아내가
감기에 걸린 모습은 2~3번 정도 본 게 다였습니다.
그만큼 면역력도 좋고 정말 건강한 여자였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소화 잘 시키고,
같은 걸 먹더라도 혼자만 탈이 안 났더랬죠..
출산 이후 아내는 욕심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를 위해 전보다 더 열심히 벌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물론 저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아내의 마음가짐은 가장인 저의 각오를
훨씬 뛰어넘는 그런 다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2년 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종종 감기에 걸려 기침도 하고
전보다 두통을 호소하는 날도 많아진 게..
언제부턴가 타이레놀이나 판콜 같은
두통약과 종합감기약을
구비해 놓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함께 사용하는 약들이었지만
나보다는 아내가 먹는 빈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아내는 본인의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 같았습니다.
감기에 걸려도, 심한 두통이 찾아와도
병원에 잘 가려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가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건강했던 사람이었으니까..
네.. 어떤 마음인지 이해합니다
출산 이후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산을 하고 난 이후부터
면역력이 많이 약해진 것 같네요..
음.. 뭐랄까?
그냥.. 미안합니다.
아이와 맞바꾼 건강인 것 같아
마치 나만 공짜로 아이를 얻은 듯 한 마음 이랄까요?
그냥 미안해집니다..
아이는 요즘
엄마가 자주 아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유치원 하원길에 엄마의 몸상태부터 체크를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에게
엄마를 귀찮게 하지 말자는
다짐을 받아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