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치는 가야금>

by DEMIURGOTH

깊은 밤중에 누가 뜨는 가야금

대밭 사잇길로 바람타고 지나가고

쌀벌레가 무리져

은전을 던지듯

쌓인 달빛에 날아드니


별 물어 온 달이

뼈저리게 하얗다


하얀 달빛에

고샅길 담도 하얗게 젖어들고

마당가 목단도 하얗게 젖어드는데


어데서 가야금 한 자락이 흘러든다

누군가 달빛 서린 마루에서 가야금을 탄다


소리는 무명실 한 올 풀어놓듯

가늘게 떼고

물방울 떨어지듯 맑아지다가

인제는 하짓날 장댓비마냥

강뚝 무눌세라

줄기차게 뜨이네


달빛은 더욱 하얗게 여울져 떨어지고

대청엔 인제 시허연 눈더미 소복하다


담장 밑 괭이 한 마리 소리도 없이 지나가고

수못에 송사리 한 마리도 함부로 꼬릿짓 아니하고

대밭 사잇길엔 바람도 숨죽여 흐르는데


월광에 젖어드는 하이얀 심야에

가야금 뜨는 소리 뭇내 잦지 안하고

대밭 사잇길로 흐른다

갈대 사이사이

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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