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동네 여왕벌에게 내어주지 마세요.
여왕벌이 내 아이를 길들이고 있었다.
본인이 항상 분위기를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 아이는 자신이 주인공이 아닌 상황을 바꾸려고 한다. 여왕벌인 엄마의 심리적 기술이 저절로 습득된 아이는 그 방법 그대로 친구들을 길들인다. 그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지금 이야기하는 방법은 이들이 쉽게 많이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이다.
여왕벌 자녀 본인(지금부터 이 아이를 최라고 칭하겠다.-작가 본인의 성을 쓰도록 하겠다.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이 원하지 않는 모래 놀이를 친구들이 모여하고 있는 상황. 이미 친구들은 심리적으로 조금은 이 최에게 길들여져 있는 상태이다.(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여왕벌 엄마의 모임 속에서 함께해 온 아이들이기 때문에.) 최는 평소 불안도가 높은 친구(윤이) 앞에서 모래 놀이가 싫다는 표현을 계속한다.
" 00이랑 자전거 타고 돌고 싶다. 아 편의점 가자고 하고 싶다. " 이렇게 계속 혼잣말을 하며 윤이 옆에서 왔다 갔다 한다. 윤이가 놀고 있을 때 앞에서 방해하며 약 올리면 나쁜 얘기를 하거나 울고 만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최는 결국 윤이가 소리를 지르게 하는데 성공을 한다.
그 모습을 본 어른들은 그냥 작게 혼잣말을 한 최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왕벌 엄마가 나서서 윤이에게 다정하게 묻는다.
" 왜 그런 거야 윤아? 최가 다른 놀이 한다고 한 게 속상했어? 다른 친구들이 최한테 갈까 봐 속상했어?"
윤은 자신이 불안했던 감정이 그런 건가 생각한다. 고개를 끄덕인다. 여왕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로 다른 엄마들에게 이야기한다.
" 아니 애들이 다들 저렇게 우리 최를 좋아하니까 최가 힘들어해. 그래서 쉽게 뭐 하자고 크게 말도 못 하고 저렇게 친구들 기다려 주고 저러는 거야. 근데 친구들이 저렇게 우리 최한테 집착하고 저러니.. 문제지.. 다 같이 계속 사이좋게 놀게 하며 가르쳐야지 우리가.. 호호호~~"
이렇게 앞 뒤가 안 맞는 논리로 소리를 지른 윤이는 친구에게 집착하는 아이가 되었고 아이들이 하고 있던 모래놀이도 그렇게 속상하게 끝이 난다. 그리고 최는 뜬금없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가 되어있다. 이제 윤이와 다른 친구들은 엄마들의 분위기를 마음으로 느낀다. 나도 모르게 최가 시키는 대로 최가 원하는 놀이를 하고 있다. 최는 기쁘다. 이제 드디어 '내가 주인공'이다. 여왕벌 엄마도 행복하다.
아이들의 겉만 평화로운 모습에 엄마들의 화기애애한 수다가 다시 시작된다.
모든 친구들은 또 학습된다. '최가 기분이 좋거나 날 좋아해 줘야 분위기가 좋고 내가 행복해지는구나. 난 최한테 잘 보여야 하는구나. 최와 잘 놀아야 우리 엄마도 좋아하는구나.' 물론 이건 자각이나 인지조차 안된다. 그냥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아이들을 향한 가스라이팅은 이렇게 무섭다. 여왕벌 주변은 친구 관계가 절대 평등하지 않다. 물론 그것은 여왕벌인 엄마와 그 옆에서 내 아이를 부하로 내어주는 순진한 엄마들의 작품이다.
왜 이런 일들이 이 아이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걸까... 나는 앞으로 이 아이들의 이야기, 이 엄마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혹시 같은 이유로 뭔가 헷갈리거나 힘들어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용기를.. 같은 잘못을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바로 잡을 수 있는 지혜를 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