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3
일단 3부작이 완성이 된 만큼 큰 그림에서 정리를 다시 해보면,
1은 게임에 집중한 오락시즌,
2는 게임보단 사회, 정치적 메시지에 비중을 둬 판을 키운 시즌이었다.
2를 본 사람들이 특히 평이 갈리는 이유도 1과 같은 맥락에서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개인적으론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2를 더 좋아했는데, 거기서 던진 주제들을 3에서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서 시리즈의 완성도가 결정될 거라 생각했다.
평이 또 극명하게 갈릴 것 같긴 한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엔 혹평이 좀 더 많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2까지 본 사람들은 ‘그래도 보는 게 나쁘지 않다’ 정돈 생각하는데, 너무 방대한 주제를 정리하는 시즌이다 보니 원래 시리즈의 매력은 좀 반감된 게 사실이다.
1,2에서 계속 이야기되던 개연성 문제는 앞에선 다른 부분이 상쇄시켜서 나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좀 구멍이 커 보인다.
마무리가 중요한 시즌이었는데 좀 더 강렬함을 기대했던 나에겐 아쉬움이 남는다.
선과 악, 지배층과 피지배층, 정치적 이념의 차이 같은 큰 주제를 다룬 것치곤 대중적인 시리즈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그렇다고 완전 망작이라고 생각하진 않는 게, 좋은 부분도 꽤 있다. 장르적 한계는 있지만 감독이 주제에 관해 꽤 깊게 생각한 것은 드러난다.
단순히 보면 '선은 악은 이길 수 없다'로 보이지만, 깊이 보면 선이란 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는 어떻게 취할 것인지도 묻고 있고, 누구든 극한에 몰리면 선과 악을 넘나들수 있기에 그것을 을들의 싸움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더 큰 그림으로 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보인다.
모든 캐릭터가 극단적인 선과 악으로 갈려있는데 가장현실적인 선과악의 경계에 있는 캐릭터는 임시완이었던 것 같다. 괜히 임시완을 쓴 게 아니었다.
내가 좀 더 어릴 때 봤다면 이야기의 한 축으로만 생각했을 vip들도 가장 현실 같지 않지만 현실인 이야기다. 우리는 그들을 눈으로 항상 보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엔딩 부분은 감독이 시청자에게 짓궂은 장난을 한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툭하고 내놓는 금색의 그 카드 한 장은 "확실해?"라고 다시 한번 묻는다.
아, 여기서 말을 해도 아무도 상상치 못할 최고의 배우가 마지막 카메오로 나온다. 누구를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