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나와 살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중 하나라면 바로 인사의 힘이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과의 인사는 처음엔 엄청 새롭고 기분 좋지만 시간이 좀 지나다 보면 원래 인사하지 않던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가끔 귀찮게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어릴 때부터 그게 당연한 문화에서 살던 사람들에겐 인사가 특별한 친절이 아닌 형식적인 행동이란 걸 알고 나면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인사의 힘을 배웠다고 하는 이유는, 그 잠깐의 행동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인사를 안 하는 사람들(항상 짜증 섞인 표정도필수)을 만났을 때 대처법(?)이다.
그런 사람을 마주했을 때 '그럼 나도 안 해'가 아니라 '안 하는 거보단 낫잖아?' 하는 생각에 더 밝게 더 꼬박꼬박 해준다.
정말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항상 찌푸려진 그 얼굴을 좀 풀며 인사를 받아주는 경우가 꽤 있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일을 만들어준 것 같은 뿌듯함도 느낀다.
소소한 행복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