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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베뮤>는 운이 없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경영마인드

by NINEBELL


몇 주간 '런던 베이글 뮤지엄', 소위 '런베뮤'에서의 사고로 떠들썩했다. 아무래도 요즘 여기저기서 멘토처럼 활동하던 멋진 창업주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던 젊은 세대들이 더 분노를 느끼는 것 같다. 물론 꼰대 사업가들이나 저지를 일을 벌였다는 것에 나도 같이 분노를 느끼지만 한편으론 '이게 별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릴 적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 법 다 지키고 사업하면 돈 어떻게 벌어-' '불법도 잘 이용하는 게 능력이야-' 같은.
물론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들의 성공방식을 생각해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경영방식에 노동자의 권리 같은 게 들어 있을 리도 만무하고, 그런 기업들이 칭송받는 환경에서 새로 자란 싹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리가 없다.
실제로 최근 문제가 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대기업이 아닌 비교적 신생기업들이다. (대기업이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산재로 죽어가는 사람의 숫자는 이제 입에 올리기도 지겹다.

그렇게 무자비하게 굴러가는 수많은 기업들 중에 런베뮤는 그저 '운이 없어서' 눈에 띄고 욕을 먹고 있을 뿐이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분명 선진국이다. 옛날엔 '선진국'이라 하면 단 하나의 문제도 없는 잘 굴러가는 나라들인 줄 알았지만, 막상 비슷한 수준에 올라와 둘러보니 어디든 고질적인 문제들은 가지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노동환경임은 이제 모두가 안다.
어디든 문제가 없어 보이고 조용한 것보단 문제가 계속 터져 나오는 것이 건강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계속해서 산재 이슈가 터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이 정도 했으면 하루라도 빨리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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