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이름들, 카톨릭 용어들

스페인어 이름, 세례명, 천주교 용어들 한번 TIP삼아!

by 은수자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낯선 곳으로의 항해를 꿈꾸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낯선 땅에 발을 내디뎠을 때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거창한 유적지가 아니라, 코끝을 스치는 이질적인 향기와 처음 들어보는 누군가의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스페인어권 사람들의 이름은 마치 한 편의 짧은 서사시와 같습니다. 그들의 이름 속에는 뜨거운 안달루시아의 태양 아래 피어난 열정도 있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에는 수백 년을 이어온 천주교의 경건한 신앙이 뿌리내리고 있지요. 우리가 흔히 부르는 '마리아',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같은 이름들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그 아이가 평생 닮아가길 바라는 성인의 삶과 신의 축복이 담긴 하나의 문장(紋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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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시간에는 그토록 낯설게만 느껴졌던 스페인어 이름들 속에 숨겨진 천주교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세례명의 다채로운 의미를 하나씩 따라가 보려 합니다.

복잡한 가방을 쌀 필요도, 위장이 긴장할 이유도 없는 이 안전하고 안락한 연휴 오후에, 이름이라는 가장 작은 단어를 통해 거대한 스페인어권의 마음속으로 가벼운 산책을 떠나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이름에 상응하는 스페인어 이름을 한번 알아볼게요. 사실 흔한 영어이름들은 성서의 인물들의 이름에서 많이 기인하고, 그 이름은 스페인어권에서도 동일하게 많이 애용하는데요, 다만 발음이 약간 다르니까, 한번 재미삼아 오늘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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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이름 (Femenino)

여성 이름은 주로 끝이 -a로 끝나는 것이 스페인어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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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름 (Masculino)

남성 이름은 영어의 -j, -h 발음이 스페인어에서 **-j(ㅎ)**나 **-g(ㅎ)**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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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이름: 스페인어권에서는 Juan Pablo(후안 파블로), María Elena(마리아 엘레나)처럼 이름을 두 개 붙여서 쓰는 경우도 아주 흔합니다.


<독특한 이름 기예르모 Guillermo>

Guillermo(기예르모)**에 딱 대응하는 영어 이름은 바로 **William(윌리엄)**인데요. 두 이름은 철자가 많이 달라 보이지만, 게르만어권 어원인 **'Wilhelm(빌헬름)'**에서 함께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 왜 이렇게 다를까요?

어원인 Wilhelm이 각 나라의 언어로 퍼지면서 발음하기 편하게 변했기 때문입니다.

Wil-: '의지(Will)'라는 뜻입니다.

helm: '투구(Helmet)' 또는 '보호'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두 이름 모두 "의지의 용사" 또는 **"단호한 보호자"**라는 아주 멋진 의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권을 여행하다 보면(혹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다 보면), 우리는 유독 자주 마주치는 이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길모퉁이 카페의 주인도 '호세'이고, 뉴스에 나오는 정치인도 '호세'이며, 옆집 아이의 이름도 '호세'인 식이지요. 이처럼 이름이 반복되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수천 년간 천주교라는 거대한 신앙의 강물과 함께 흘러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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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권 국가들에서 천주교는 단순히 하나의 종교가 아닙니다. 그것은 태어나서 처음 먹는 음식의 향기이자, 마을 축제의 소음이며, 일상 언어 속에 깊이 박힌 삶의 문법 그 자체입니다. 그 필수불가결한 문화적 토양 위에서, 부모님은 아이가 태어나면 성인의 이름을 빌려 **'세례명'**을 지어줍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성인의 삶을 아이의 이름에 새겨 넣음으로써, 험한 세상 속에서도 그 성인이 아이의 앞길을 지켜주길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담는 것이지요. 그래서 스페인어 이름을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가장 소중한 가치와 축복의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비록 우리가 낯선 땅의 거친 환경에는 서툴지라도, 그들이 서로를 부르는 다정한 이름 속에 담긴 이 신성하고도 따뜻한 유산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합니다. 오늘, 그 이름들 속에 숨겨진 의미와 천주교 문화의 깊은 뿌리를 함께 산책하듯 알아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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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세례명 (Nombres Femeninos)

라틴어 여성 이름은 주로 형용사나 명사에서 유래하여 성스러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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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세례명 (Nombres Masculinos)

남성 이름은 라틴어의 강인함과 종교적 권위를 담은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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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나 남미 성당에 가셨을 때, 신부님께 인사를 건네고 싶다면 "Buenos días, Padre"(안녕하세요, 신부님)라고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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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주기도문은 리듬감이 있어 천천히 읽어보시면 금방 익숙해지실 거예요.

현대 스페인어에서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2인칭 단수 친칭()의 격식 있는 표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Padre Nuestro (주기도문)

Padre nuestro, que estás en el cielo, (빠드레 누에스뜨로, 께 에스따스 엔 엘 씨엘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santificado sea tu Nombre; (싼띠피까도 세아 투 놈브레)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venga a nosotros tu reino; (벵가 아 노소뜨로스 투 레이노)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hágase tu voluntad en la tierra como en el cielo. (아가세 투 볼룬따드 엔 라 띠에라 꼬모 엔 엘 씨엘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Danos hoy nuestro pan de cada día; (다노스 오이 누에스뜨로 빤 데 까다 디아)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perdona nuestras ofensas, (뻬르도나 누에스뜨라스 오펜萨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como también nosotros perdonamos a los que nos ofenden; (꼬모 땀비엔 노소뜨로스 뻬르도나모스 아 로스 께 노스 오펜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no nos dejes caer en la tentación, (노 노스 데헤스 까에르 엔 라 뗀따시온)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y líbranos del mal. (이 리브라노스 델 말) 악에서 구하소서.

Amén.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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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한국어의 "반말" 형태인 2인칭 친칭() * 친칭은 친한 사이에 쓰는 호칭인데요. 하느님 신에게 이 tutear (Tú 인칭을 쓴다는 "동사" 임) 를 사용한다는 점이 매우 재밌죠? 그만큼, 스페인어권에서는 신을 어렵고 두려운 존재가 아닌, 가장 친밀하고 사랑하는 대상으로 여긴다는 심리학이 깔려 있는 언어습관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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