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화창한 봄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녀 빅토리아를 만나러 긴 여정을 떠났어요. 노스캐롤라이나로 가는 차 안에서 두 분은 오랜만에 만날 손녀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어요. 차창 밖 풍경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과 알록달록한 봄꽃들로 가득했고, 따뜻한 햇살이 여행길을 환히 비추고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빅토리아가 우리를 얼마나 기다리고 있을까?” 하며 미소를 지었고, 할머니는 “얼굴만 봐도 힘이 날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며 즐거운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한편, 빅토리아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오시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녀는 창가에 앉아 차가 오는 방향을 계속 바라보며 마음을 졸였어요. “엄마,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언제 오세요?” 그녀가 묻자 엄마는 “곧 도착하실 거야,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하고 다정하게 대답했어요.
마침내 집 앞에 차가 멈춰 서자, 빅토리아는 환한 얼굴로 마당으로 뛰어나갔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그녀는 두 팔을 크게 흔들며 소리쳤어요. 차에서 내린 두 분은 손녀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빅토리아를 꼭 안아 주었어요. “우리 빅토리아,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단다.”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빅토리아는 활짝 웃었어요.
빅토리아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을 양손으로 꼭 잡고 재빨리 자기 방으로 안내했어요. 방 안에는 그녀의 가장 아끼는 보석함이 놓여 있었어요. 빅토리아는 뚜껑을 열며 반짝이는 반지와 팔찌를 자랑스럽게 꺼내 보였어요. “이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예쁘죠?” 그녀의 눈빛은 빛나는 보석보다도 더 반짝거렸어요.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웃으며 준비해 온 선물을 꺼냈어요. “이것도 네가 좋아할 것 같구나.” 할아버지가 작은 상자를 열어 빅토리아에게 반짝이는 목걸이를 걸어주었어요. 빅토리아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 “우와! 정말 예뻐요! 너무너무 고마워요!” 빅토리아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고, 방 안은 세 사람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답니다.
다음 날이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빅토리아를 데리고 피노키오 뮤지컬을 보러 갔어요. 뮤지컬이 시작되자, 빅토리아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신나는 모험에 푹 빠졌어요.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전개되던 중, 무대 위에 커다란 나비 날개를 어깨에 단 아이들이 등장해 자유롭게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그들의 춤은 마치 하늘을 나는 듯이 경쾌하고, 신비로웠답니다.
빅토리아는 눈을 크게 뜨고 그 장면을 바라보며 속삭였어요. “아빠! 나도 나비가 될래! 나도 저런 나비 날개 사줘!” 그녀의 얼굴에 반짝이는 눈빛이 마치 별처럼 빛났어요. 아빠는 웃으며 “그럼 공연이 끝난 후에 나비 날개를 사주겠다”라고 약속했어요. 그러나 토리아는 공연 내내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아빠를 졸랐어요. 그래서 공연 도중에 빅토리아와 아빠는 극장 밖으로 나갔어요. 그리고 핑크색 나비 날개와 피노키오의 지팡이를 구입한 후 돌아왔어요. 빅토리아는 나비 날개를 펼쳐 보이며 너무나 기뻐서 웃음을 터뜨렸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빅토리아는 핑크색 나비 날개를 손에 꼭 쥐고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엄마, 나비 날개를 지금 당장 달아주세요! 그러면 내가 정말 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어요.
“빅토리아, 집에 가서 제대로 달아줄게. 지금은 차 안이니까 조금만 기다리자.”
하지만 빅토리아는 기다릴 수 없었어요. 그녀는 점점 목소리를 높이며 다시 졸랐어요.
“안 돼요! 지금 당장 달아주세요! 나는 나비처럼 날아보고 싶단 말이에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지만, 엄마는 조심스럽게 달래려 했어요.
“차가 움직이고 있으니까, 집에 가서 천천히 달아주면 더 예쁘게 날 수 있을 거야. 조금만 참아볼까?”
그러나 빅토리아는 팔짱을 끼며 고집을 부렸어요.
“엄마, 지금! 지금이요!”
결국 아빠는 차를 잠시 멈추고 나비 날개를 조심스럽게 빅토리아 등에 달아주었어요. 빅토리아는 신이 나서 팔을 힘껏 휘저으며 외쳤어요.
“보세요! 나 이제 날아갈 준비 됐어요! 진짜 나비처럼 날 수 있어요!”
하지만 차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빅토리아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어요. 그녀는 팔을 더 열심히 흔들어 보았지만, 여전히 하늘로 날아오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결국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나 왜 안 날아가요…?”
그 광경을 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그녀를 조용히 품에 안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빅토리아야, 날개는 그냥 모양일 뿐이란다. 하지만 네 마음속에 있는 날개는 정말 너를 하늘로 날게 해 줄 수 있어. 그건 두려움 없는 용기와 꿈을 꾸는 힘이란다.”
빅토리아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울음을 멈추었어요. 작은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물었어요.
“제 마음속 날개요?”
할머니가 빙그레 웃으며 덧붙였어요.
“그럼, 마음속 날개로는 어디든 갈 수 있단다. 무지개 너머까지도 말이야.”
빅토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환하게 웃었어요. 그리고 차창 밖을 바라보며 자신이 푸른 하늘을 훨훨 나는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했어요.
그날 밤, 빅토리아는 나비 날개를 곁에 두고 깊이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그녀는 핑크색 날개를 활짝 펼치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요. 파란 하늘에서 부드러운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간질였고, 빛나는 햇살이 날개 위로 쏟아졌답니다. 빅토리아는 날개를 펄럭이며 구름 사이를 자유롭게 날았어요.
“우와! 이게 나는 거구나!” 빅토리아는 웃으며 소리쳤어요. 무지개가 보이자, 그녀는 무지개를 따라 날아갔어요. 무지개의 끝에는 화려한 나비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서 와, 빅토리아!” 나비들은 반갑게 인사하며 그녀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하늘을 나는 나비들과 어울린 빅토리아는 정말 행복했어요.
“이건 진짜 마법 같아요! 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빅토리아는 두 팔을 벌리며 나비들과 춤추듯 하늘을 누볐어요.
그녀는 자유롭게 날갯짓하며 아름다운 꽃밭과 반짝이는 강물 위를 지나갔어요. 다른 나비들과 함께 춤을 추며 빅토리아는 하늘을 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온몸으로 느꼈어요.
다음 날 아침, 빅토리아는 눈을 뜨자마자 방긋 웃으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어요. 그리고 거실에 계신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외쳤어요.
“할아버지! 나 꿈에서 진짜 나비처럼 날았어요! 무지개도 넘고 바람도 따라갔어요!”
할아버지는 빅토리아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부드럽게 말했어요.
“그랬구나, 우리 빅토리아. 마음속에서 그렇게 날 수 있으면 진짜 나비가 된 거나 다름없단다.”
빅토리아는 환하게 웃으며 할아버지 품에 안겼어요. 그날도 그녀는 나비 날개를 달고 마당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녔어요. 하늘을 나는 꿈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더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