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멈춰진 시계,
차가운 유리 속에 갇힌 움직임 없는 바늘.
어둠이 드리운 금빛 테두리만이묵묵히 시간의 잔해를 감싸고 있다.
나는 여전히 흐르는 세월의 강가에 서서.
햇살이 물 위에
수놓은 무늬를 밟는다.
풀잎 사이를 비집고 나온 바람은
나뭇잎에 속삭이며,
흙냄새를 따라가는 발길은
가볍게 땅을 내딛는다.
살아 있다는 것은
끝없이 휘도는 물결 속
돛을 펴고 나아가는 배.
심장은 노를 저어
바람에 흔들리는 달빛을 쫓고,
손끝으로 느껴지는 온기를 음미하며,
꽃잎 위로 내려앉는 서늘한 아침 이슬을 마신다.
멈춰버린 시계는
더는 기억하지 못할
시간의 틈에서,
나는 내 시계를 품고
멈추지 않는 순간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