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기를 당하는가 (7)
그 뒤로 몇 주 동안 나는 온갖 지역을 들쑤시고 다녔다. 처음 부동산에 갔을 때는 횡설수설하며 우물거렸던 내가, 시간이 가면서 제법 사장님들과 장단까지 맞추어 가며 땅 이야기를 나눌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그럴듯한 땅을 찾을 찾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나는 점점 지쳐갔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는 이제 여남은 명 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을 앞에 두고 입을 열었다.
"여러분들 걱정 없이 살게 해 드리려고 땅을 찾아오라 했는데, 영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길 내고 허가 받아봤자 인건비도 안 나오는 땅 가지고 뭐하겠습니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제발 이제 와서 '고생한 건 알지만 돌아가라'는 말만은 나오지 않길 바랐다. 이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이건 할 테니, 지식과 경험이라도 전수해 달라고 매달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제가 우리 교인들 생활 해결해 준다고 개발하는 땅들이 있습니다. 뭐 이왕 하는 거 규모 좀 키워서 같이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순간, 하늘에서 동아줄이라도 내려온 듯했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몇몇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한 남자는 벌떡 일어나 허리에 양손을 짚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한 고생이 얼만데, 믿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왜 나누어 주냐고. 나는 목사가 행여라도 항의에 밀려 말을 거두어버릴까 조마조마했다.
"김성일 성도님" 목사가 조용히 그를 불렀다.
"제가 성도님 얼마 벌게 해 드렸습니까?"
"... 달에 오백은 나오게 해 주셨죠."
남자는 갑자기 기가 죽은 듯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조심스레 자리에 다시 앉았다.
"조은애 성도님" 이번에는 앞자리에 앉은 여자를 불렀다.
"성도님은 여기 아무것도 없이 오셨죠. 지금은 얼마를 가지셨습니까"
"몇 억은 되죠." 삿대질에 맞장구를 치던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목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우리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믿는 사람들이 그렇게 욕심을 내서야 되겠습니까. 새로 오신 분들도 아직은 신자가 아니지만, 저는 이 또한 전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분들도 저를 통해 하나님의 권능을 보게 되면, 여러분들처럼 교회에 나오지 않겠습니까."
나는 속으로 아멘을 외쳤다. 까짓 교회 오는 게 대수인가. 회사를 그만두고라도 얼마든지 올 수 있다. 누구보다도 성실히 올 수 있다고, 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