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는 욕심이다. 욕심은 화를 부를 때가 많다. 무리한 운동으로 갈비뼈가 아프기도 하고, 팔이 아프기도 하고, 다리가 아플 때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 예전의 비거리로 돌아온다. 또 시간이 지나면 비거리를 늘리려 하고, 또 아프고, 또 돌아온다. 도대체 몇 번 째 반복하는 지 모르겠다. 그래도 도전은 좋은 거 아닐까?
<골프 일기>
코킹이 제대로 안 되면, 내 백스윙이 이상했다.
백스윙에서 코킹 구분없이 팔목이 접히는 현상이 있었다.
백스윙 탑에서 오른쪽을 보면 클럽페이스가 보였다.
오 마이 갓!
비거리 늘리려 연습하면, 난 주로 손목이 아팠다. 무리하게 힘을 주니 항상 어디가 아팠다. 그리고 살살 달래 치다보면 예전 비거리로 돌아갔다. 그래도 비거리 욕심을 내는 건, 비거리 생각해서 연습하면 실제로 10~20미터씩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거리 늘리는 방법은 정타, 스피드, 파워와 관련이 있다. 가장 쉽게 효과를 보는 방법은 스피드를 늘리는 코킹이다. 그래서 열심히 손목을 꺽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백스윙 할 때 오른쪽을 흘깃 보니 클럽 헤드가 보였다. 지금도 과도하게 힘을 주다보면 어쩌다 클럽 헤드를 볼 때가 있다. 몸이 날신하거나 유연하거나 손목이 비실한 사람들은 종종 백스윙할 때 클럽페이스를 본다. 나도 비실해서 종종 본다. 클럽의 무게를 못 이겨 팔은 휘고 손목은 꺽이고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코킹을 유지한 채 다운스윙 하는 래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래깅을 연습하면 자연히 백스윙이 작아졌다. 백스윙이 클수록 코킹을 유지하고 내려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쩌다가 클럽을 잘 끌고 내려와서 공을 맞추면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확 늘어난 비거리에 자신감 뿜뿜 되곤 했다. 하지만 곧 문제가 나타났다.
문제는 명확했다. 코킹이 빨리 풀리면 뒷땅. 릴리즈 타이밍을 잘 못 맞추면 좌우 어디로 갈 지 몰랐다. 손목이 약해서 그런 지 18홀 내내 똑같은 코킹 상태를 유지하지 못 했고, 게임 중 미스샷이 났다. 골프는 실수를 줄여야 하는데 고민스러웠다. 그러고 예전 스윙으로 돌아갔다. 또 어쩌다 잘 맞는 날이 있으면 비거리를 늘리고자 연습했다. 그러기를 무한히 반복했다. 그리고 항상 예전으로 돌아갔다. 물론 다시 비거리를 늘리고 싶은 때가 오면 주저없이 연습할 것 같다.
한 동안 늘어난 비거리가 유지되었던 적이 있다. 9번부터 5번 아이언이 10미터 늘어 좋았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피칭웨지와 9번 아이언 비거리 차이가 20미터가 되었다. 그래서 피칭웨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연습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웨지의 비거리가 다 이상해졌다. 웨지가 틀어지니 게임스코어가 바로 나빠졌다. 파세이브를 위한 최고의 무기는 웨지라서 그렇다. 그러다 보니 또 예전 비거리로 돌아갔던 적도 있다.
'꼭 비거리를 늘려야 할까?'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면 굉장히 유리하다. 세컨드 샷이 150미터 남은 것과 100미터 남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아이언도 유리할까? 아이언은 오히려 정확한 거리와 방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항상 같은 거리를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웨지는 아이언보다 더욱 더 정교해야 한다. 그러니 7번 아이언 하나가 잘 맞는다고 비거리를 늘리는 것을 함부로 결정하면 안 될 듯 하다. 아마도 앞으로 비거리는 드라이버에 집중하여 연습을 할 것 같다.
스윙은 어느정도 체력을 따라가는 것 같다. 왜소하지만 장타를 치는 분도 있고, 거대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체력에 따라 거리가 결정된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 이번 겨울엔 근육 운동을 시작했다. 코킹과 래깅보다는 근육운동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결과는 다음 시즌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