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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에누 Dec 12. 2024

당신도 스타충?

스타벅스의 문화마케팅 홍보캠페인

 부동산 사무실의 최애 용어는 ‘역세권’이다. 집의 위치를 설명할 때 이 단어 하나면 끝이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그런지 그보다 더 다양한 '권'이 생겨났다. '역세권'은 물론이고, 겨울철마다 기다려지는 '붕세권'도 있다. 이 동네가 붕세권이라면 겨울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학부모들이 학군에 예민할 때 꼭 필요한 '학세권', 맛집이나 마트 같은 곳에 슬리퍼 차림으로도 갈 수 있는 '슬세권'까지. 이젠 이런 용어들이 자연스러워졌다.

 조금 다른 세권도 있다. 바로 ‘별세권’이다. 별세권이 뭐냐고? 집 근처에 스타벅스가 가까이 있는 동네를 말한다. 집 앞, 또는 출퇴근길에 손쉽게 스타벅스에 들를 수 있다면 당신도 별세권에 산다고 할 수 있다.

 별세권에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우선, 아침에 일어나서 거창한 준비 없이 슬슬 나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오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부드럽게 시작된다. 매일 아침 따뜻한 라테 한 잔을 손에 들고 출근길에 오르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꼭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스타벅스 매장에서 느껴지는 그 독특한 향과 분위기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주말에 가볍게 산책하다가 스타벅스에 자리 잡고 여유롭게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별세권 사람들만의 특권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다. 언제든지 누구나 들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기도 하다. 가까운 친구와 수다를 떨기에 좋고,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별세권에 사는 이들은 스타벅스를 단순히 커피숍이 아닌 ‘나만의 아지트’로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계절마다 나오는 신제품 메뉴들이 있어서, 그걸 체험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계절별 한정판 텀블러와 머그컵을 모으는 즐거움도 별세권의 특권이다. 주문한 커피가 내 이름을 부르는 그 순간의 설렘. 이 작은 순간들이 별세권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커피 그 이상의 별세권, 스타벅스

 ‘장미를 팔기보다는 사랑을 팔아라.’ ‘초콜릿을 팔기보다는 무드를 팔아라.’ ‘자동차를 팔기보다는 자존심을 팔아라.’ 오늘날의 마케팅 전략에서 낯설지 않게 운위 되는 금과옥조들이다. 정리해서 말하면, 제품을 팔지 말고 그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부각하라는 얘기다. 이런 마케팅의 불문율을 커피라는 제품에 대입시키면 어떻게 될까?

 커피의 원료인 원두나 그 원산지 또는 향, 제법 등을 말하는 광고 전략은 스타벅스에서는 안 통한다. 사랑, 행복, 설렘, 그리움, 애틋함, 포근함, 품격 등이 커피광고의 주요한 키워드를 장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삶 속에서 보다 때깔이 나도록 욕구를 채워줄 방도를 추구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름하여 웰빙(well-being) 현상이 시대의 대세다. 이러한 욕구는 기술이나 기능보다는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감성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다시 말해 커피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물성적 특성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구매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가 미국에서 연소득 5만 불 이상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도 이를 방증한다. 이들의 55% 이상이 더 맛있는 것, 더 보기 좋은 것,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음식에 대해 프리미엄 가격과 시간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차를 몰고 교외로 드라이브에 나서기도 하고, 카페라테 한 잔을 같이 마시기 위해 맨날 약속시간에 지각하는 애인을 한 시간씩 기다려 주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감성으로 마케팅하는 전략의 핵심제품에 커피숍이 있다. 그러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바로 스타벅스(Starbucks)다. 전 세계 커피전문점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다국적 브랜드들의 고급 커피숍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벤처기업의 모양새를 띠고 등장했다. ‘스타벅스’라는 상호는 소설 <모비딕>에서 따왔다. 커피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기도 했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어 ‘사이렌’이 그 심벌마크의 모티프가 되었다.

 처음에는 갈아서 만든 원두커피만을 취급하는 영세한 가게였다. 스타벅스가 유망한 사업모델을 넘어서서 산업의 위광을 띠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Howard Shultz)의 1983년 밀라노 방문이었다. 거기에서 그는 이탈리아의 독특한 커피문화에 매료되었다. 특히 수많은 노천카페에 들어선 에스프레소 바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1985년 스타벅스에서 독립한 슐츠는 이듬해 4월 시애틀에서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점을 시작한다. 이것이 지구촌의 새로운 커피 메카로 부상한 스타벅스의 효시이다. 여기서는 스타벅스에서 공급받는 원두커피와 카푸치노, 카페라테 등을 함께 팔았다. 결국 반년이 안되어 하루 1,000명 이상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스타벅스가 본격적인 성공가도에 들어선 것은 그로부터 2년 후의 일이다. 슐츠는 1987년 스타벅스 점포 6개와 배전 공장, 그리고 브랜드 네임을 380만 달러에 매입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합병회사에는 스타벅스 코퍼레이션 (Starbucks Corporation)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금의  스타벅스 커피는 그 기원을 여기에 두어야 할 것이다.


 스타벅스의 홍보전략은 독특했다. 여느 브랜드 처럼 판매촉진의 으뜸 수단을  광고에 두지 않았다. 즉,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위력에 기대기보다는 개별 촉진수단의 통합적인 관리를 통해 브랜딩을 착실히 해 나가는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했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는 제품이 아니라 커피를 통한 체험과 고객과의 관계가 있었다. 이것이 스타벅스가 5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최고의 종합 커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철저한 타깃 마케팅을 들 수 있다. 스타벅스는 황금 소비층인 젊은 여성들을 공략했고, 차별화된 커피를 선호하는 세대의 취향과 습관을 연구했다. 또한 현지 고객의 감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마케팅 전략을 적중시켰다. 또한 이들 감성세대를 20세를 전후한 Z세대와 30세 이상의 M세대로 나누고 이들 각각의 특성도 세분화했다.

 최근 들어서는 마케팅 전략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핵심은 지역에 따라 집행되고 있는 광고 활동이다. 스타벅스 RTD(Ready-to-Drink) 광고는 "언제 어디서나 스타벅스를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의 캠페인이다. RTD 음료는 병이나 캔에 들어 있다. 따라서 매장에 가지 않아도 집, 회사, 혹은 야외 어디서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

 광고는 병이나 캔이라고 해서 그냥 흔한 음료처럼 보이지 않게, 세련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출근길, 캠핑, 여행 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음료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걸 부각한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고급감 있는 RTD 제품 사진과 함께 사용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나 후기를 공유하며 친근함을 더하고 있다.


 또한 제품이 주인공이 된 미니멀 디자인의 창의적인 인쇄광고도 눈에 띈다. 패스트리와 어울리는 브런치 커피, 황갈색의 색감과 라테의 풍미, 쿠바의 감성을 어필하는 로컬 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MZ세대의 성지가 되다.

 통제된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와 재미를 마음껏 누리면서도 사회생활 새내기답게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MZ세대들. 이들은 고품질의 커피를 원하며 까다롭고 개성이 강한 입맛을 가지고 있어 가격에는 관대하기 때문에 스타벅스 감성마케팅의 포로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생활습관, 소비패턴을 철저히 연구하여 이들이 출몰하는 동선을 점포배치의 거점으로 잡았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 그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치밀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고객의 입맛에 따라 ‘맞춤 커피’를 개발했고, 넉넉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교공간의 개념을 매장에 도입했다. 감성마케팅 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자리한다는 사실을 통찰한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스타벅스의 지향점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문화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커피를 파는 일을 비즈니스로 접근하기보다는 대중의 기호와 문화를 연결하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지구촌 어디에나 없는 나라가 거의 없는 감성 문화공간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코카콜라 못지않은 글로벌 브랜드이자 심벌로 자리 잡았다.

 이제 스타벅스를 단순한 커피 판매점으로 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타벅스에서 별을 적립하고 머그와 카드를 모으고 텀블러를 수집해서 셀럽들의 성지인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는 의식은 더 이상 스타충(star蟲)만의 취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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