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n Thailand.
당신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연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저는 캄보디아와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22일의 긴 여행이었지요. 그는 대학원생이지만, 대학원의 연구실에서 적은 보수를 받고 일을 합니다. 그의 일정상 긴 휴가는 낼 수 없고, 3박 4일을 태국 여행에 합류하기로 했어요. 그가 태국에 오기까지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생이별을 하게 된 셈이지요. 메시지를 주고받고 화상통화도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그립기만 했습니다. 그와 다시 만나게 될 날만을 어찌나 기다렸는지요. 그가 오기로 한 날 밤, 저는 호텔 앞에 나가 그를 기다렸습니다. 그가 택시에서 내리고 제가 마중을 나가니 제가 나올 거라고 예상을 못했던 그는 놀라며 나를 안아주었습니다. 도로 한 복판에서요. 그가 온 첫날 밤에는 인근 펍에 가서 맥주를 마셨습니다.
저는 긴 여행을 했고, 태국도 가보고 싶은 곳은 다 다녀온 터라 그가 가보고 싶은 곳을 가라며, 여행 일정은 모두 그에게 맡겼습니다. 젊고 스마트한 그는 챗GPT를 이용해 좋은 장소와 음식점을 잘도 찾아냈고, 구글맵으로 길도 잘 찾아 너무나 좋은 여행파트너였습니다. 그가 없는 동안은 가이드와 여행을 다녔는데, 그가 나타나니 그가 저의 가이드가 되어 주었습니다. 치앙마이는 자신의 나라와 비슷한 풍경이 많다며, 마치 자신의 나라에 온 것 같다고, 치앙마이가 맘에 든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의 해외여행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거나 혼자였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남자와 해외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비행기표를 예매하던 때만 해도 여행을 함께할 남자친구가 생기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지요. 혼자일 줄만 알았던 여행이 함께하는 여행이 되다니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고, 손을 잡고 함께 걷고,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먹고, 사랑하는 남자와 맥주잔을 부딪히며 "Cheers"를 외치는 시간들이 참 행복했습니다. 혼자 여행에서는 누릴 수 없는 행복이지요.
그와 함께 타이 마사지를 받고, 페이스 마사지를 받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의 사진을 찍어주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와 함께 호텔 로비에서 밀크티 마시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와 함께 계곡에 발 담그고 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와 함께 소나기를 피하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호텔에서 깜빡 낮잠 들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들이 좋았습니다. 그가 좋았습니다.
그가 짧게 머물러서 아쉽다고 말하는 제게, 그는 말했습니다.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고, 비용도 부담이 되었지만 제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왔다고요. 저는 너무 고마웠습니다. 정말로 그는 제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월급이 90만 원인 그에게 태국 여행은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함께 해준 그의 마음이 제겐 참 소중합니다.
앞으로도 그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