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별일까 이별일까
우리는 작별일까 이별일까
작별은 인연의 매듭을 풀어 주는 것이고,
이별은 인연의 매듭을 잘라내는 것이다.
그래서 작별은 흔적을 이별은 상처를 남긴다.
작별은 정중하지만
이별은 무례하다.
그래서 작별인사는 있지만 이별에는 인사가 없다.
작별은 운명이 갈라놓는 것이고,
이별은 사람이 갈라놓는 것이다.
그래서 작별은 그리움을 이별은 외로움을 남긴다.
작별은 몸이 멀어지는 것이고,
이별은 마음이 멀어지는 것이다.
작별은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지만
이별은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별은 see you, 이별은 goodbye라고 말한다.
작별은 보고 싶은 마음을 허락하지만
이별은 그리움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별은 편지로 이별은 일기로만 쓴다.
작별은 준비된 헤어짐이고
이별은 갑작스런 헤어짐이다.
그래서 작별은 선물을 준비하지만 이별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다.
그 뭐랄까.
그러니까 작별은 바다 같은 것일까?
문득문득 보고 싶어지는.
근데 말 야.
작별도 아닌 이별이 자꾸 생각나는 건 왜지?
그건 아마.
그리움 이라기보다는 상처 때문 아닐까.
아, 그런 거였나.
그럼,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니까 아주 오랜 후에는 잊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상처가 다 나아도 자국은 남는 거니까.
뭘 그렇게까지.
자국에는 통증이 없어.
그때쯤에는 이별이어도 그를 보내줘.
그럴께.
다만 부디 또 다른 이별이
올꺼면
눈오는 홀로인 밤이나
별이 뜨는 호숫가나
비오는 가을날이 아니기를
빌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