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그린 토끼와 나무 그림
맨 처음 글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까, 내 삶을 수식하는 어휘들 중 가장 지배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 끝에 그냥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특정한 어휘로 삶을 지배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문학적 감성을 가졌지만, 공학을 배우고, 긍정적이지만 우울하고, 23살밖에 안 됐지만 꼰대 같은 생각을 하는 나의 이야기다.
좋아하는 글은 수필, 시, 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취향이 까다로운 탓에 책을 일단 집은 다음 첫 장의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로 넣는다. 대체로 소재가 신선하지 않거나, 사건이 밋밋하게 흘러가는 감이 있을 때 또한 그렇다.
읽는 것뿐 아니라 쓰는 것도 좋아한다. 논문조차 그렇다. 이거 이거 정말로 공학 대학교에 오면 안 되는 문학적 인재였잖아? 잘못 선택한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나의 앞길을 비춰준 은사님을 뵙게 된 것, 지금의 연인을 만나게 된 것으로 4천만 원의 학자금이 아깝지 않다.
하루에 한 번씩, 가능하면 귀여운 그림과 함께 글을 써보겠다. 글을 쓰는 건 즐거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