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닦다 보면
정성스레 차를 닦다 보면
문득 준비하지 않은 이별도
눈에 보였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하자며 하루에 매달리지만
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으니
감사하는 인사법을 까먹습니다.
그저 계절이 바뀌는 줄만 알았지
나이 듦의 지혜 智慧는 지갑 속에 꽁꽁 숨깁니다.
코스모스꽃 위에 맴도는 고추잠자리의 비행이
멀어져 가는 요즈음
광채 나는 차만 보면
세상 밖으로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꿉니다.
시작 노트
차 위에 떨어진 벚꽃을 보다가
어느덧 단풍이 진 낙엽들을 보면
나이만큼 빨리 가는 세월 앞에
모든 것 지우고
훌쩍 떠나 내 안의 나를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