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수
손녀가 온다고
뽀로로 보리차를 사러 가는 길에
스미는 군고구마 냄새는
만홧가게에서 갓 인쇄된 만화책을 읽고 난 후
쿠폰을 모아 흑백 TV에 중계하는
김일 선수의 박치기에 매료 魅了된 시절이 떠오른다.
금호동 산 14번지 돌산에서 내려와
퇴근하는 엄마를 우산을 들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기다리는 155번 버스정류장
비 오는 날 반찬거리 구하는
엄마의 모습은 사라지고
유독 과일 냄새만이 기억되는 금호동시장.
그때 엄마보다 늙어 있는 오늘
유주가 좋아하는 음료수 덕분에
웃고 있는 네가 좋다.
결혼기념일은 까먹어도.
시작 노트
그 어린 손녀가
10살이 되어
예쁜 유니폼과 가벼운 탁구채를 만들어 첫 레슨을 했다.
“발레와 피아노, 탁구까지
다 좋아요"라고 말하면서
“할아버지에게 탁구 배우는 오늘을 많이 기다렸어요”
모기 같은 소리에
내 욕심이 과한 것인지
물음을 던지지만
시도는 해야 되기에… …
훗날 멋진 남자들이 득실거릴 모습을 상상하는 푼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