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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호 Dec 24. 2024

이해의 온도

진심을 통해 서로에게 위로가 되길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말을 듣고도 그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말속에 담긴 진심은 물결처럼 부드럽게 흘러가야 하는데,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편견과 고정된 관념이라는 장애물에 부딪혀 방향을 잃고 만다. 상대방이 말하고자 한 바는 그곳에 남아 있지만, 내가 받아들인 것은 이미 왜곡된 무언가일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왜곡된 이해를 바탕으로 섣부르게 판단하고 행동할 때 발생한다. "아, 저 사람은 이런 뜻으로 말했겠지."라는 추측은 어느새 "그래, 저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했으니 나도 이렇게 해야겠어."라는 결론으로 치닫는다. 상대의 진심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는데, 나는 이미 내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그 이야기는 서로를 오히려 더 멀어지게 만든다.

나는 종종 이런 상황에서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내가 정말 이해한 것이 맞을까?"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조금 더 귀 기울여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하다면 되묻는다. 그 과정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상대방의 말속에 숨겨진 진짜 의도를 발견했을 때, 내 생각이 얼마나 쉽게 오해로 변질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의 관계는 이해의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따뜻한 이해는 상대방을 감싸 안아주지만, 차가운 오해는 서로를 멀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배우고자 한다. 상대방의 말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법을. 그 속에 담긴 의도를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고, 그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혹시 오늘 당신도 누군가의 말을 오해하고 판단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를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다.

그 따뜻함 속에서 우리가 나누는 진심이, 서로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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