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위한 강한 지식
매버릭 Maverick 탑건 주인공의 코드네임이다. 그런데 이 닉네임은 “기존 체계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전문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매버릭(Maverick)은 19세기 미국의 변호사이자 목장주였던 새뮤얼 매버릭(Samuel Maverick)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그는 자신의 소에게 낙인을 찍지 않는 관습으로 유명했는데, 이로 인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발전하였다.
공식적인 전문 교육을 받고 학문적 기반이나 자격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학문적 견해나 연구 이론, 혹은 활동 방식이 기존 통념, 학풍, 제도권의 기준과 다를 경우 이들은 우리가 쓰는 용어로는 재야의 전문가 또는 쉽게 마이너라고 부른다. 마이너는 학문 분야에서 주로 기존 학문 체계와 충돌하거나 새로운 접근법과 독창적인 연구를 통해 독립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들은 만년 2인자의 역할이 아니다. 분명히 최고의 지식이나 전문성을 갖추었지만 지향하는 바가 달라 가장 득세하는 주류나 파벌에 속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럼에도 독창적인 사고와 독립적인 활동으로 충분히 자신의 영역만큼은 넘사벽의 지위를 가진 부류이다.
이들은 제도권 내에서 공인된 학위를 보유하거나 전문 교육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학문적 체계(주류 학파나 이론)와 다른 관점을 고수하며 활동한다. 또한 기존 학문 체계나 학회에서 이론이나 연구를 수용하지 않아 비주류로 여겨지거나 배제되기도 한다. 이들의 특징은 기존의 학문 체계와 다른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이론과 방법론을 발전시키는 데 있다. 더불어, 제도권의 연구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며 학술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꾸준히 활동한다.
학계의 매버릭 또는 마이너가 되는 배경에는 학문적 통념과의 불일치가 있다. 이들은 기존 학문적 통념이나 주류 이론과 대립되는 연구 결과를 주장하거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함으로써 제도권 내의 주류 학문과 갈등을 겪는다. 또한 학회, 기관, 연구소 등에서 기존 권위자들의 반발이나 학문적 정치로 인해 배제되거나 주류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존 학문 체계에 대한 도전이나 혁신적 접근이 기득권의 저항을 받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한다. 연구 환경의 제한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연구 지원이나 자원을 충분히 얻지 못하거나 스스로 독립적인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학문과 사회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류 학문 체계에서는 다루지 않는 새로운 시각, 접근 방식, 문제 해결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학문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만든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특성 덕분에 혁신적인 이론과 방법론을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존 학문 체계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학문적 정체 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들은 기존 학문 체계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학문적 자기반성과 개선을 촉진하며, 학문적 진실을 탐구하는 데 있어 제도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순수성을 보장한다. 더 나아가, 제도권 학문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사회적 변화나 문제에 대해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필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이들의 학문 역시 정해진 방법과 형식에 맞추어 검증하고 결과를 주장하고 새로움과 다름을 제안한다는 것이다. 즉 이들의 학문이 흔히 사회에서 흔하게 쓰는 아웃사이드, 이단, 반항이라는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즉 주류 학문에 충분히 속할 수 있으나 그 시기의 학계가 가진 기본적 통찰력이 이들의 시각이나 관점과 다소 달라 이해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들 매버릭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주장 또는 이론이 근미래에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재야의 전문가들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예를 들어, 니콜라 테슬라는 전기공학 분야에서 기존 과학자들과 다른 독창적인 접근으로 혁신을 이루었으나, 그의 이론 중 일부는 당시 주류 과학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리처드 파인만은 물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기존 체계의 한계를 넘어섰던 사례로, 그의 연구 초기에는 비주류로 간주되기도 했다. 현대 예술가와 철학자들 역시 기존 학문이나 예술의 틀을 깨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공식적인 전문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야의 전문가가 되는 경우는 기존 학문 체계와 학풍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학문과 사회 발전의 중요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들의 존재는 학문적 다양성과 혁신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기존 체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학문적, 사회적 진보를 촉진한다. 즉 이러한 전문가들의 연구와 활동은 열린 마음으로 수용될 필요가 있으며, 학문적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 재평가되어야 한다.
연구나 공부에 그 어떤 한계나 그로인한 두려움이 연구자에게 있어서는 안된다. 실패하더라도 만들어내는 지식이 어딘가에 분명히 효과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믿음이 스스로에개 있어야 한다.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면 아직 연구자로 가는 길의 문턱에도 닿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