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니 소소당 Dec 20. 2024

소소小小

소소小小 ㅡ


소소小小한 시를 쓰는 나를        

소소小小라 불러다오    

                        

시인이라 불리면 고맙고

선생이라 불린다면 과분하지                   

                                     

그냥 이름 부르듯  

씨(氏)자만 붙여줘도 좋으리        

                                

말 맛은 새털 같고

부르기는 순하지 않느냐


이름은 비록 소소小小해도

사는 건 대대大大해야 하느니


새 이름 갖고 인생 살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느니



ㅡ 소소


* 4집 '가을 향기' / 2012 /


* 어느날 문득 내가 쓰는 시들이 전부 소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시가 되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것을 새삼 절실하게 깨달았다고나 할까! 시시하고 보잘 것 없다는 뜻을 지닌 소소란 말을 호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덩달아 같이 떠올랐다. 그렇게 소소란 새 호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이름 대신 부르는 호를 가진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었다. 다른 건 부러워하지 않았는데, 그 호라는 것을 가졌다는 것은 부러웠다. 호는 대부분 선생이 제자들에게 지어주는 것이 보통믜 관례로 알고 있는데, 스스로 지어도 아무 상관없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호를 직접 지어 부르곤 한다.


'도니' 란 호는 내 이름을 발음 대로 적은 것인데 역시 내가 지은 나의 첫 호로 내 이름보다도  도니란 호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즐겨 부른다.


이 시가 주는 의미가 있다면, 그건 이름을 비롯해 가진 건 작고 미미해도, 삶은 크고 의미있게 살아야 하고, 그럴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라 할 것이다.


고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