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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문

아직도

걱정인형

by 박경민


우리 어머니는 걱정인형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걱정뿐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걱정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걱정

해가 나면 해가 난다고 걱정


저는 이미 다 컸건만 아직도 걱정뿐입니다.

너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날 추운데 따습게 입고 다녀라.

밤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일찍 좀 다녀.

깜깜해서 운전 어떻게 하고 가니?

빙판길 미끄러운데 조심히 다녀라.


제가 아직도 어린아이인 줄 아시나 봅니다.

이제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 나이도 되었건만,

아직도 아이 취급하는 어머니께 괜스레 심술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맞나 봅니다.

이런 심술이 나는 것을 보니

저는 아직도 어린아이가 맞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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