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인형
우리 어머니는 걱정인형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걱정뿐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걱정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걱정
해가 나면 해가 난다고 걱정
저는 이미 다 컸건만 아직도 걱정뿐입니다.
너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날 추운데 따습게 입고 다녀라.
밤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일찍 좀 다녀.
깜깜해서 운전 어떻게 하고 가니?
빙판길 미끄러운데 조심히 다녀라.
제가 아직도 어린아이인 줄 아시나 봅니다.
이제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 나이도 되었건만,
아직도 아이 취급하는 어머니께 괜스레 심술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맞나 봅니다.
이런 심술이 나는 것을 보니
저는 아직도 어린아이가 맞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