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리더들이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실수를 시인하면 리더십의 권위가 약해지고, 신뢰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리더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다고 해서 조직이 흔들리거나, 치명적인 결과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실수를 감추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입니다. 이런 태도는 조직 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을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리더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괜히 나섰다가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고, 결국 조직 안의 협력과 신뢰는 무너지게 됩니다. 한 사람의 리더가 책임을 외면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제가 아는 한 리더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는 경제 위기 속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당시 그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비단 그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업계의 많은 회사들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고,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 피하려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전임자를 탓했고, 직원들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으며, 심지어 고객에게까지 책임을 돌렸습니다.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고, 말과 행동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곧 조직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처음에는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리더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함께 일하던 핵심 인재들이 조용히 조직을 떠났고, 그를 도와주던 이들도 하나둘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는 리더라는 자리에 홀로 남게 되었고, 조직은 중심을 잃고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리더는 자신의 행동뿐 아니라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조직의 문화는 리더의 태도에서 시작되며, 위기를 대하는 리더의 자세가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게 됩니다.
세상은 언제든 예기치 못한 위기를 던집니다. 경제 위기처럼 외부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큰 변화 앞에서, 개별 조직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리더가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직원들의 사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리더가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문제를 짊어지고 해결하려 한다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힘을 보탭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이 생깁니다.
“우리 리더라면, 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다.”
그 신뢰가 바로 조직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됩니다. 반대로 위기 속에서 리더가 책임을 외면하고 자기 보호에만 몰두한다면, 결국 아무도 남지 않는 외로운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가게 됩니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 앞에 서서 먼저 책임을 지는 사람, 실수했을 때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방향을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불완전한 자신을 드러낼 줄 아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어야 합니다.
조직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구성원들이 다시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 리더와 함께라면, 누구든 어떤 위기도 기회로 바꿔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