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지 못한 것은 당신 탓이 아니다.<오스트리아 경제학의 모든 것>
필립 바구스
스페인 마드리드 레이 후아 카를로스 대학 교수. 경제학 입문, 거시경제, 미시경제, 오스트리아 학파의 경제 이론과 방법론을 가르치고 있다. 독일 뮌스터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국민경제학을 공부했고 경제학자인 헤수스 우에르타 데 소토 교수의 지도하에 디플레이션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유로화의 비극>과 <딥 프리즈: 아이슬란드의 경제 붕괴>(공저) 등이 있다.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독일 루트비히 폰 미제스 연구소 대표. 1998년 15년간 몸 담았던 은행을 떠나 독립하여 금융 서비스 컨설팅 분야에서 재무 컨설턴트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오스트리아 국민경제학파의 이론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자산 설계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약 100권의 책을 읽었지만, 실질적으로 ‘돈’과 경제에 대한 책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주로 철학, 인문학, 문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사고의 폭을 넓히려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 특정 주제에만 집중하는 편향된 독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막연히 경제와 금융에 대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평소 책을 구입하는 교보문고에서 경제 관련 추천 코너에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가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기존의 경제학 개론서나 재테크 서적과는 다르게, 경제 구조와 부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분석하는 책이라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안에서 개인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담은 책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책을 선택할 때는 그 순간의 호기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그 선택이 우리의 사고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 책 역시 저에게 경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첫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필립바구스,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의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단순한 경제 이론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우리의 부가 점점 줄어드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경제적 자유를 원한다면,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라 화폐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1장 좋은 돈은 무엇인가
돈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역사적으로 다양한 물건이 교환수단으로 사용되었지만, 결국 희소성과 안정성을 가진 금과 은이 화폐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으로 종이화폐가 등장하고, 화폐 가치는 점점 변하게 되었지요. 특히 인플레이션과 화폐 개혁 등의 문제를 반복하며,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돈은 정말 "좋은 화폐"일까?
2장 누가 돈의 주인인가
우리가 쓰는 돈은 누구의 것일까? 정부와 은행은 돈을 찍어내고 신용을 창출하며, 그 과정에서 일부 계층이 막대한 이익을 얻습니다. 즉, 돈은 단순한 거래 수단이 아니라 국가와 금융기관이 지배하는 시스템 속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계속될수록 일반 국민들은 점점 더 많은 세금과 인플레이션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3장 우리의 돈은 얼마나 안전한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부의 재분배 과정입니다. 새롭게 발행된 돈은 먼저 정부와 은행, 대기업으로 흘러가고, 일반 국민들은 가치가 떨어진 돈을 사용하게 됩니다. 결국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서민들의 자산 가치는 점점 하락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 성장"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장 돈의 흐름을 쥐고 있는 자들
은행과 금융기관은 돈을 관리하면서도 스스로는 거의 리스크를 지지 않습니다. 대출과 이자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를 축적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정부의 지원을 받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가고요. 대출 중심의 경제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으며, 거품이 꺼지면 결국 불황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5장 그들은 어떻게 돈을 빼앗는가
정부와 금융 시스템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의 부를 가져갑니다. 돈이 새롭게 발행될수록 가치가 하락하고,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런 구조를 인식하지 못한 채 개인의 문제로 여기곤 합니다. 부와 빈곤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이 설계된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저자들은 강조합니다.
6장 인플레이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국가가 돈을 통제하는 한, 우리는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 성장"과 "복지 국가"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돈이 계속 찍혀 나올수록 자산가들은 부를 늘리고, 월급생활자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자유로운 화폐 시스템이 가능할까요?
7장 경제는 왜 흔들리는가
경제 위기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통화 공급이 거품을 만들고, 결국 시장을 왜곡시킵니다. 정부의 개입이 많아질수록 경제는 불안정해지고, 국민들은 계속해서 위기의 피해자가 됩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시장 원리를 무시한 국가 정책에 있습니다.
8장 화폐 독점의 엔딩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화폐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부를 잃은 사람들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대출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빚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더 큰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저자들은 정부의 화폐 독점이 끝나야만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9장 누구도 말하지 못한 부의 격차
부의 격차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일까요? 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재의 화폐 시스템이 바로 빈부격차의 근본 원인입니다. 특히 이 장에서는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정부가 아닌 시장이 화폐를 자유롭게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를 전파하는 것이 경제적 자유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합니다. 돈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삶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중에게 아첨하고 그들의 감정과 본능,
선입견에 호소함으로써 적당한 기회에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목적을
선전하는 사람이 하는 행위가 바로 선동이다.
(중략)
자신이 그 일을 관철하는 방식 혹은 그 일을 관철하기 위해
제안하는 방법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 315 page
필립 바구스와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의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 주도의 화폐 시스템이 과연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탐구하는 책입니다.
저자들은 현재의 경제 구조가 어떻게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며, 반대로 서민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하면서, 결국 핵심 문제는 "국가의 시장 개입이 타당한가?"라는 것입니다.
책의 주요 내용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자유시장 논리를 바탕으로 정부 개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화폐를 조작하고 부채를 증가시키는 과정이 시장 경제의 자생력을 저해하는 위험한 개입이라고 강조합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하여 화폐를 발행하고(흔히 우리는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낸다고 하는 표현)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를 왜곡시키며, 결과적으로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들이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사상을 강하게 옹호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제스는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핵심 인물로, 시장 자율성과 정부 개입 최소화를 강조한 자유주의 경제학자입니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이 책이 미제스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쓰였음을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을 정도로, 저자들의 경제관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경제 이론이 단순한 학문적 논의가 아니라 정치적 성향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오스트리아 학파의 관점은 보수적 경제 정책과 친기업적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과 맞닿아 있으며, 반대로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강조하는 케인스주의 경제학은 진보적 경제 정책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양한 경제적 관점을 함께 비교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경제적 불평등과 금융 시스템을 분석한 책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편향된 경제 이론을 바탕으로 국가 개입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정부의 경제 역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오스트리아 경제학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들은 국가 개입이 없는 시장을 이상적인 모델로 제시하지만, 실제 경제 시스템에서 정부의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정부 개입 없이 금융위기나 경제 불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의 개입이 없었다면 더 심각한 경제 붕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 제 기억에 한국은 좀 달랐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이겨냈다고 생각합니다.(그런 관점에서 어쩌면 한국 사람들의 성향은 오스트리아 경제이론의 도입도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결국,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이 스스로 고민해볼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정말로 경제를 악화시키는가?
자유시장만이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가?
현대 경제에서 오스트리아 학파의 원칙이 과연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가?
이 책은 단순한 경제 이론서가 아니라,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평을 마무리합니다.
추신: 저자들이 주장하는 "오스트리아 경제학"의 반대 개념은 "케인즈 경제학"입니다. 이 공간은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라는 책에 대한 서평을 작성하는 자리 이므로 반대 이론은 다루지 않았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그러나 향후 케이즈 경제학에 관련된 책도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