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손오공과 함께 떠나는 불교 여행

지구 반대쪽 바라보기 프로젝트

by 주니스

https://youtu.be/is-W1O9_M-o

손오공은 삼장법사, 사오정, 저팔계와 함께 불교 깨달음의 경전을 얻기 위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손오공은 생각,감정,오감이라는 3가지 무기를 가지고,

욕심,성냄,어리석음이라는 3가지 탐진치 번뇌 요괴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손오공은 어떻게 깨달음을 얻게 되었을까요?


사오정과 저팔계는 손오공의 친구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손오공이기도 합니다.

삼장법사는 손오공의 스승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손오공이기도 합니다.


저팔계는 멍게이고 사오정은 댕댕이이고 삼장법사는 석가모니입니다.

저팔계는 생각없이 먹기만 하는 멍게입니다.


멍게는 태어나서 바다 속을 떠다닐 때에는 뇌가 있지만 성체가 되어 바위에 붙은 후에는

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뇌를 먹어치웁니다.


생각과 감정은 마음이고, 오감은 몸입니다.

멍게는 뇌가 없어서 생각과 감정은 사라지고, 오감 중에서도 촉각만으로 살아갑니다.

성냄과 어리석음은 없지만 오로지 먹겠다는 욕심만 가득합니다.


사오정은 생각,감정,오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댕댕이입니다,

하지만 마음 안에서 생각과 감정을 분리시키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러므로 상대와 세상을 바라볼 줄은 알지만 자신을 인지하지는 못합니다.

‘나는 누구?’, ‘지금 여기는 어디?’, 나 자신을 알지 못하므로 생각이 제 기능을 못합니다.

감정이 가는데로 생각이 붙어서 따라 다니므로 늘 사고를 치면서 성냄과 어리석음이 가득합니다.


손오공은 생각,감정,오감을 가지고 있는 인간, 우리 자신입니다.

손오공은 마음 안에서 생각과 감정을 분리시키는 방법을 압니다.

나 자신의 감정을 한 걸음 떨어진 생각으로 바라볼 줄도 알고, 성찰할 줄도 압니다.


탐진치가 있지만 탐진치라는 감정을 생각으로 바라볼 줄도 압니다.

하지만 나 자신만을 생각하므로 탐진치에 끌려 갈때도 많고,

끌려간 나 자신을 떠올리면서 이불킥을 하기도 합니다.


삼장법사는 생각이 자신의 감정을 바라볼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과 하나 될줄 아는 자비심과 이타심을 가지고 있는 석가모니입니다.


손오공은 삼장법사를 잘 이해 못하지만 빨리 삼장법사처럼 부처님 깨달음을 얻고 싶습니다.

손오공은 지구의 한쪽 면만 바라보지만 지구의 반대쪽도 바라보는 삼장법사의 능력이 부럽습니다.


바다와 파도, 물방울이 있습니다.

물방울은 지금의 손오공이고, 파도는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고, 바다는 삼장법사 깨달음의 세계입니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물방울 속에 갇혀 있지만 손오공은 물방울 밖에서 자신을 바라볼줄 압니다.


하지만 자신도 바라보지만 다른 물방울과도 비교를 합니다.

‘나는 왜 저 물방울처럼 크고 멋있지 않을까?’

‘파도가 멈출때 들어가는 저 바다 속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바다 밖에서는 다른 물방울이 신경쓰이고,

바다 속 세상은 신비하기도 하지만 왠지 두렵고 막막하기도 합니다.


삼장법사는 바다 속 세상을 잘 알기 때문에 바다가 신비하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태어났고 바다로 돌아감을 알기 때문에 두렵지 않습니다.

바다는 한결같이 행복하고 모두가 하나이며 더럽혀지지 않는 자리임을 알기 때문에 막막하지도 않습니다.


손오공은 바다 밖 세상이 무상하게 지나가고, 나라는 물방울의 실체도 바뀌어 가므로,

이것을 붙잡으려고 하면 괴롭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바다 밖 세상이 무상, 무아, 고임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 바다 밖이 열반임을 알면 바다 안도 열반이라는 삼장법사의 말은 이해가 안 됩니다.

바다 밖 세상은 물이거나 불입니다.


물은 H2O의 흔적이 있어서 수증기도 되었다가 얼음이 되기도 합니다.

불은 흔적이 없어서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사라집니다.

바다 안 세상은 물과 불로 동시에 존재합니다.

H2O도 되었다가 인연 따라 불이 되기도 합니다.


삼장법사는 바다 밖에서 매순간 의미를 만들어 낼줄 압니다.

삼장법사는 바다 안팎 세상을 물과 불로 모양을 바꾸면서 자유자재로 드나들 줄 압니다.


삼장법사에게 매순간 의미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배우게 된 손오공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습니다.

물과 불의 원리를 익힌 손오공은 삼장법사처럼 바다 밖에서도 행복하고 바다 안 세상도 두렵지 않습니다.


손오공은 이제 멍게와 댕댕이의 삶에서 벗어나서

삼장법사로 변화하여 마침내 석가모니 염화미소의 뜻을 알게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열기와 삼치